산골통신

봄이 참 오기 어렵네~

산골통신 2025. 4. 2. 10:02

봄이 오기는 오는데 참 그 오는 길이 험난하다.
며칠전 영하로 떨어진 그 새벽에 그리도 화사하고 멋지게 피어있던 목련이 밤새 쭈구리가 되어버렸다.
밤새 안녕하십니까?!?! 안부를 왜 물어야했는지 우리나라 날씨를 보면 알 수가 있겠구나…
그리도 우아하고 멋지던 그 목련나무가 처참하게 무너진 모습에서 그냥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이렇게 피어나던 아이가…
하룻밤새 그 잠깐 추위에;

이리 되어버렸다.
다른 꽃들에 비해 유난히 추위에 약한 아이다.
이번 추위는 매화도 이겨내고 진달래도 이겨냈는데…
목련은 역부족이었던가보다.

뭐 그건 글코 이미 일어난 일~ 그래도 꿋꿋이 꽃송이를 달고 어린 꽃을 피워내려고 열심히 산다. 그저 순응하고 견디는 수밖에 별도리가 있으려나…

식전 한바퀴 돌아보고 닭모이주고 밭마다 눈인사만 하고 비닐하우스 문 열어주고~
어제 옮겨심은 아이들 잘 있나 살펴봐주고…

들어오는 길에 한줌 내 먹을거 뜯어갖고 온다.

케일 쪽파 차이브 시금치 곤달비 참나물 봄동~
오늘은 이걸로 아침밥 하자~

다싯물에 살짝 데쳐서 샤브샤브식으로 건져먹는다.
이정도면 두끼 양으로 거뜬하다.

어제는 작년에 삽목해둔 공조팝 열 그루를 내다 심었고 붓꽃이랑 샤스타데이지 모종내어둔것도 조금  심었다.
하루 날잡아 하기는 어려우니까 잠깐잠깐 틈새시장 발견하면 거기에 갖다 심는 식이다.
밭 풀 뽑다가 밭가장자리 꽃 심어둔 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띄길래 비닐하우스 안에서 월동하고 있던 삽목둥이들과 모종들을 갖다 심고보니 내년 봄 꽃필 때가 기다려지네…

올해도 삽목 열심히 해놔야겠다. 공조팝이 이리도 삽목이 잘 될줄은 몰랐네~ 국화나 삼색버들보다 더 잘되는구만~
울타리용으로도 아주 유용하고 꽃 피면 눈이 호사한다.

풀밭에서 쪽파 구출해주고~
그 풀들은 두 구루마는 달구시키들한테 놀라고 부어주고~

정구지밭 한 켠에 당귀 열 포기 심어주고
청경채도 심고 콜라비도 심고 곰취도 심고 눈개승마도 더 심었다.
아이들의 요구사항에 따라 심는 작물들이 달라지고 늘어난다.
도시에선 비싸고 또 없어서 못 먹는다는 그 나물들~
원없이 먹게 해주지!!!

오늘은 상추골이랑 정구지골에 풀 좀 잡아줘야겠다.
그러면 밭 풀 뽑기는 얼추 끝난다.

아침 햇살이 좋아서 마당에서 한참 노닥거렸네…
이제 일 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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