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내내 눈오고 낮까지 눈이 퍼부었다.
삽작거리 눈을 두 번이나 쓸어내야했다.
이번 눈은 습기가 좀 있는 눈이라 이게 얼어버리면 빙판이 될 수도 있거든~

봉덕이 데리고 산 아래 냇가 둑길로 산책나갔다가 저 멀리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하는 행사장을 발견~ 아이가 같이 가보자고 하는 바람에 못 이기는척 가봤다.

가서 어묵도 얻어묵고 막걸리도 얻어 마시고 땅콩 한 봉지 시루떡이랑 강냉이도 얻어왔다.
느지막히 가는 바람에 식전행사는 보는둥 마는둥~
많이 준비했더라 날도 추운데 눈도 오고…
달떠오는 시각에 맞춰 한다는 달집태우기와 불꽃놀이를 구경하려고 기다렸지.
해마다 하는건 알고 있었는데 저 멀리 산너머에서 들리는 폭죽 소리만 듣고 말았던 숱한 세월들 ㅎㅎㅎ 워낙 바깥 세상사에 관심이 없어서리… 이번에 아이 요청 아니었으면 안 갔을…

시골개 봉덕이 쫄은 모습~
아이구 이 쫄보야… 꼬리를 바짝 내려붙이고 귀도 축 내려앉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본 것도 처음이고 시끄러운 곳에 간 것도 처음이라 온몸으로 달달달 떠는데 참 보기 안쓰럽더만…
해서 한쪽 구석에서 꼭 끌어안아주고 달래가면서 봐야만 했다나~


이런 행사를 왜 인구도 적은 이 산골짝에서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경찰차 소방차 대거 포진한 가운데 행사를 치르더라.
날이 흐려서 달은 못 봤고 불꽃놀이는 자알 구경하고 왔다.
아이들 어렸을때는 쥐불놀이도 같이 하고 재미있었는데 이젠 뭐 심드렁…
올해도 작은아이가 아니었으면 갈 생각도 안 했겠지.
천상 산녀는 은둔이 취향인지라…
그 먼길을 걸어갔다가 걸어오는데 밤길 산길에 온천지 하얗게 쌓인 눈 아니었으면 컴컴 암흑 속에서 더듬더듬 엉금엉금 걸어올 뻔~
봉덕이는 어여 집가자고 잡아끌고 길은 미끄럽고 하여튼 돌아오는 길이 숨이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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