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덥다기보다는 뜨거운...

산골통신 2020. 6. 10. 23:21
2020/06/08/월

고추밭 어떤가 둘러보러갔다가
고추들 여기저기 자빠진 모습에
고추끈 가질러 집으로 튀어갔다옴.

고추끈 2차로 열나게 매준 다음
자빠진 애들 다시 끈으로 묶어줌.

옆 고추밭에는 가물어 물 주느라 물조루로 아휴...
호스 들이대고 주시지 힘들게...

사람도 작물도 가물어서 타들어간다고 말씀하심 ㅎㅎ

2020/06/09/화

진딧물이 끼었다. 약을 쳐야하나...
난황유를 만들어 칠까나...

고추끈을 2차 쳤는데 1차로 친 그 위에 성호육묘장이라고 유튜브에 가르쳐 준 방식대로 끈을 엮어 묶어줬다. 그러면 태풍이 와도 고추가 안 자빠진다고...
작년에 해보니 효과가 아주 좋더라구... 고추가 키가 자라면 이리저리 헤딱게딱 쓰러지는데 그러면 뿌리가 지탱이 안 되어 잘 못 자라거든...
이리 첫 줄에서 단단히 고정을 시켜주면 천하없어도 바람 영향을 안 받으니 좋다.

또 끈을 작은 공 크기로 뭉쳐감아 테이프로 고정시켜 그걸로 줄을 매니 훨씬 수월하고...
성호육묘장 아저씨~ 이런저런 신박한 농사법 배우고 해서 고맙긴 한데 그 특유의 어투덕분에 유튜브 방송을 끝까지 진득하게 못 들어내는 것이 참말이지 흠이라면 흠이겠다...


2020/06/10/수

난황유를 만드는대신
마요네즈 100그램에 물 20리터~
총 5통 타서 고추밭 텃밭에 치다...
다 치고나서 걍 힘빠져 주저앉아 한참 못 일어나다... 멍~
그 약통 무게를 다 지탱해가며 친 것이 참 대단하다싶네~

효과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쯔비... 다른 약으로 또 쳐야지 뭐 별 수 있나...
이웃 아지매는 진딧물약을 쳐도 쳐도 안 없어진다고 푸념을 하더라...
날이 이래 뜨겁고 가무니 더 기승을 부린다.

오늘밤 비가 좀 오신다하니... 기대를 해볼꺼나...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있는데도 산골 이웃들 경운기에 1톤이나 500리터 물통 싣고 다니면서 이 밭 저 밭 물 주고 논마다 물 대놓고 난리들이다.

마늘 양파가 누렇게 말라 자빠졌더라... 대궁을 잡고 뽑으면 되는데 일일이 호미로 캐야할 정도로 대궁이 말랐더라...

감자도 서서히 줄기가 땅에 드러눕고...
고구마는 겨우겨우 잎만 붙어있다.

고추는 그럭저럭 자라긴 하는데 진딧물만 아니면 봐줄만 하다.

그간 비닐하우스에 고추를 재배하다가 올해는 노지에 심었다.
그간 농약을 안 치고 버텼는데
이제 어쩔꺼나... 걱정이 많다.
수확량이 줄어드는 거야 감수를 하지만...
탄저병이라도 오면 여엉 백퍼센트 망치니까...

지금 내가 칠 수 있는 것이 이엠하고 난황유 목초액 등등인데...
다른 것들도 배워서 친환경적으로 약을 만들어 쳐봐야겠다.
화학농약을 치지 말라는 거지 병이 있는데 내버려두라는 얘기는 아니잖여...
병이 있으면 고쳐야지!

해거름에 겨우 기어나와 텃밭 고랑고랑 풀 득득 긁어주고... 선호미가 있으니 세상 쉬워!!!
쪼그려앉아 일하지 않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만세여!!!

닭집에 족제비 피해가 또 생겨서 그동안 안 하고 미뤘던 포획틀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놈도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싶어서 문단속만 열심히 했는데
인내심 한계가 왔다...

나무꾼이 철물점에 가서 포획틀을 사오고
산녀가 미끼로 쓸 닭가슴살을 잘라 포획틀 안 고리에 붙들어 매놨다.
닭들이 홰에 다 올라가 잘 무렵에 포획틀을 안쪽에 두고 나왔다.

이놈 면상 좀 보자!!!
니놈이 잡아묵은 닭 병아리가 얼만지나 알아?!
그간 니놈 봐줬지만 이젠 안 되겠어...
어디 낼 아침에 보자!!!

드뎌 비가 온다...
드뎌... 비오는 소리가 참 반갑더라...

아까 한참 텃밭 풀 긁어대고 있는데 한방울 두방울 떨어져... 너무 반가워 비들어오는 바람을 맞아가며 풀을 마저 긁어냈다.

접시꽃이 키가 커서 이 가뭄에 뿌리를 지탱하지 못하고 자빠지려해서 흙을 보충해주고 끈으로 주욱 묶어줬다...
흰색 분홍색만 피는데 붉은색이랑 진분홍은 어데로 갔나 몰것네...

풀을 긁어내는데 사방 먼지가 풀풀... 먼지구덩이 속에서 풀을 맸다... 세상에...

오늘 첨으로 에어컨을 켰다!
도저히 견디지를 못해서...
유월에 이 무슨...

이 산골짝에 에어컨은 삼복더위 중 열흘 정도만 필요했는데 그나마도 안 켜도 견딜만 했는데말이지...
아랫채 황토방에 들앉으면 서늘해서 세상 좋았거든...
헌데 몇년 전부터 그마저도 안 되고 이 골짝에 열대야가 생기고...
에어컨을 설치하게 되었다나... 미치...
그래도 장식용으로 냅두고 며칠 쓰고 말았는데...

올해는 유월부터 이러니...
기맥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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