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도시처자들에게...

산골통신 2018. 5. 31. 19:23

오지마셔...

 

오늘도 산녀는 벌에 두 방 쏘이고

어제그제는 지네 한 마리 잡고~ 그것도 자는 방에서

며칠 전에는 독사도 한 마리 골로 보냈다네~ 올해들어 벌써 다섯마리나 만났다네... 그중 두 마리 죽이고 세 마리는 제 갈길 가길래 냅두고...

 

지금 산녀는 에프킬라 살충제 약통을 준비해놓고 밤 되기만 기다린다네~ 저 망할 벌집을 작살내려고... 내는 건드리지도 않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왜 냅다 덤벼들어 쏘냐고!!!

 

여름 성큼~ 모기들 등쌀에 진절머리 날 철이 돌아왔고

날파리떼들

큰 파리떼들 수시로 출몰하야 출산장려 활동을 할텐데...

 

오지 마시게나...

농촌 총각들 이제 없어~

다들 갈만한 사람들 다 갔고 이젠 다들 늙다리들만 남았어.

 

귀촌귀농?!

꿈꾸지 마셔들~ 정 하고프면

그냥 주말농장이나 하셔~

 

온갖 징글징글 벌레들 널려있고 눈에 띄지않고도 괴롭히는 조그마한 곤충들도 많아...

언제 어느때 당할지 몰러...

 

농사일.. 그거 좋지...

감당할 수 있을만치만 한다면...

근데 그게 어디 말처럼 되나...

 

철따라 해야 할 일이 있고 그건 농사양하고는 큰 상관없는걸... 무조건 때맞춰 해야하는 걸...

 

오백여 평 작은 밭농사인데도 힘들어서 허덕거리는 걸...

전에는 수천 평 논밭 농사를 어찌 다 해나갔을까?!

참 궁금햐... 무쇠팔 무쇠다리 시절이 산녀한테도 있었나벼...

 

정형외과 의사샘이 간곡히 말씀하시대...

쪼그려앉아 일하지 마세요!!! 라고

 

밭농사일에 안 쪼그리고 일 할 수 있나요... 라고 되물었더니...

의사샘 하시는 말씀이

그러면 아파야지요 뭐...

 

아까 벌에 쏘인 여파인가 가심이 자꾸만 두근거리네...

크게 벌은 안 타는데 한 며칠 가려워 고생좀 해야겠구만 꼬라지가...

 

도시처자들 시골 안 오려고 하는 거 뭐라하지 마소...

그러면 도시총각들은 뭐 오려고 하남?!

 

나이들어 오고싶은데 옆지기가 안 온다고~

왜 오고싶어하것어~

이 징한 데를~

여그 뜨려고 그 고생해서 자식들 공부시켜서 도시 보냈는데~

 

정 오고싶으면 혼자 와야지 뭐

혼자 밥해묵고...

그리할 자신 없으면 오지 말아야지!!!

 

쥐 뱀 지네 벌 모기 등등 온갖 물어제끼는 놈들 등쌀 견뎌낼 자신 있고

삼복더위 풀하고의 전쟁에서 나가떨어지지 않을 자신 있으면

오던지 말던지... 모든 걸 감수할 자세 아니면

오지 마셔!!!

 

아오오~

겨울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될 거 같다!!!

 

결국 벌집 제거 못했다.

무시무시해서 ㅠㅠ

도시장정 언제 오나...

연장들이 다 저기 있는데 근처도 못 가겠네...

 

아침부터 쭈구리되어서 앉아있다.

의기소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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