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푹푹 삶기는 날~

산골통신 2017. 6. 18. 13:58

 

 

 

 

오늘은 그다지 일거리가 없다 생각되었었지...

해거름에 늘상 하는대로 참깨밭고랑 물 주는 일만 하면 되겠구나 싶어서

아침나절엔 뭔 일을 할꼬나~ 궁리씩이나 했다네~

 

먼데밭 고추들 안녕하신가 둘러보러 갔다가 가뭄에 고추 꼬라지가 이웃밭 고추랑 너무 비교되어서 궁시렁거리다가 에라이...

얘네 물 좀 주고 부직포도 깔아줘야겠다!!!

 

음... 한나절 일거리 장만했네그랴~

이건 도시장정들 오거든 하려고 미뤄뒀던건데 어느 하세월에 하겠나 싶어서...

 

영차영차 부직포를 구루마에 싣고 멀칭고정핀이라 불리는 철심 한상자 들고

백미터 훨 넘는 노란 호스 길게 길게 밭까지 연결하여 고랑 고랑 물을 대 주었다.

한짝에선 물을 주고

한짝에선 부직포를 깔고

혼자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물 대놓고 아침밥 묵으러 후딱 갔다오고

한참 물 대고 부직포 깔고 고정시키고 하다가

그늘에 좀 앉아 쉬다가

물 호스 입에 들이대고 들이키다가~

 

날 참 덥네! 아주 푸욱~ 삶기것네!!!

아직 유월인데...

 

지금 네 고랑 남았다.

네 고랑만 물 주면 일 끝난다.

소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 맞으며 폰 질 하고 있다.

 

날이 이리 뜨거워도 그늘에만 들어서면 살만하구만~

 

이렇게라도 물을 안 주면 올해 고추 못 얻어묵을 거 같드라구!!!

부직포를 깔았으니 그리 쉽게 마르진 않을겨!

해거름에 주면 좋겠지만 그땐 또 다른데 물을 줘야하니...

이리 땡볕에 이 지랄 떨고 있다.

 

조금이라도 고추들이 목을 축이길~

 

한참을 물을 주고 있는데 이상하게 물 수압이 약해...

이상타... 싶어 쪼차올라가보니 호스 하나 물이 세네...

에라이~

그 부분을 끌어다 감자골에 던져놨네!

감자도 물 먹어야지~

그 바람에 내 모른새 흘러나간 물 줄기가 흐르고 흘러 길가로 흘러 이웃 참깨밭 고추밭으로 흘러갔네 ㅎㅎㅎ

뭐 잘됐지 뭐~ 쟈들도 덕 보면 좋잖여!

 

션한 바람 맞으며 소나무 그늘에 앉아있으니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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