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아궁이에 군불 땔 나무들을 넉넉하게 장만해놔야하는데
그동안 모아둔 나무로 연명하고 있다.
둘러보면 여기도 산 저기도 산인데
왜 땔나무가 간당간당할꺼나...
도시장정들은 왜 나무 많잖아~~ 저기 뒷산에 온통 나무구만~
하루에 한짐만 해갖고 내려오면 되겠구만 그랴...
흠...
누가 한짐... 그것도 매일 해올겨...
그대가 해줄겨?!?!
몰라그렇지 아궁이 군불때자면 나무 엄청 들어간다.
때고나면 한줌도 안되는 재로 변하는...
여름이 오기 전에 다가올 겨울에 땔 나무들을 쌓아놔야한다.
지금 있는 나무는 겨울 봄 간간이 여름에도 넘의살 궈먹으려면 모자르다...
봄비 내리기 전에 산에 널브러진 쓰러진 나무들 삭정이들 다 끌고 와야한다.
오늘 구루마끌고 깔끼랑 낫이랑 들고
산에 갔다.
삭정이랑 갈비 좀 긁어오려고
아궁이 불쌀개로는 갈비가 최고더라구
신문지 푸대종이 별루야~ 갈비 한줌이면 금방 불이 붙는걸~~
뒷산에 오르면 참나무 낙엽이 엄청난데 그것도 몇 푸대 담아오면 온 겨우내 불쌀개 걱정없다고!
갈비 한 짐 푸대에 담아 구루마에 얹고 삭정이 눈에 띄는대로 주워담는다.
이젠 이 마을에 군불때는 집이 없으니
이산 저산 땔나무는 다 내것이리니...
뉘 보면 참 한심해하려나...
이런저런 며칠간 모아둔 나무들을 톱을 가져와 썰어야한다.
구슬이 서말이면 뭐하냐 꿰어야 써먹지!
슬금슬금 통나무 위에 앉아 톱질을 한다.
큰 둥치의 나무는 엔진톱으로 썰어야하고
고만고만한 나무들만 톱으로 썬다.
땔나무 쌓아둔 담벼락이 너무 어수선해서 한참 나무정리를 했다.
차를 한대 대놓을 수도 있는 정도의 터인데 이런저런 잡나무들이 어지럽게 쌓여있어서 청소가 필요했다고.
한낮 겨울 햇살은 따스하다. 몸을 써 일을 하다보면 더울 정도...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나니 좀 봐줄만하네...
아궁이 앞에 앉아 불을 때노라면 오만 잡생각이 다 나더라도 저 불꽃 한 자락에 잔잔하게 일렁이는 숯불에 차가운 재로 남겨진 재...
모든 것에 마음이 같이 묻어간다...
그래서 불때는 일을 좋아하고 아궁이 앞에 앉아있는 해거름 무렵의 이 시간을 즐긴다.
오늘 갈비 한짐 삭정이 한짐
그간 해놓은 땔나무들 썰어 쟁여놨으니
한동안은 걱정 덜었다.
밤하늘 별이 제법 많다.
코끝이 싸한 겨울 추위가 결국 감기를 몰고왔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이나...
오늘 일 적당히 했으니 좀 쉬자...
아랫목이 너무 뜨거워 웃목에 올라가 자야겠네...
날이 푹해지니 땔나무도 날씨
봐가면서 적당히 넣어야겠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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