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에다...
거지반 했으니
고럼 다 했네... 울 무늬만나무꾼 최고!
그간 무늬만나무꾼이라는 이름표가 은근 맘에 들지않았었나보다.
새해벽두...
엔진톱 손봐가지고 오더니 쓱쓱...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저 많은 나무더미 반을 해치웠다.
사람 손이 무섭다카이...
요샌 연장이 일을 한다더라.
연장 좋으면 사나흘 걸릴 일도 단 몇시간만에...
쓱쓱 썰고 착착 쌓고...
한나절만에 저 장작더미보소...
신난다.
옛말에
곳간에 쌀가마니하고 장작더미하고 김장만 해놓으면 만사 걱정없이 배부르다...
란 말이 떠올랐다.
그거 진짜더라.
얼매나 기분이 좋고 배가 부르던지...
점심도 건너뛰고 일했다는거 아뉴...
기분좋아 설치다가 발목 살짝 접질리고
눈에 톱밥이 들어갔는지 좀 까끌거리고 아푸다.
뭐 다 좋을 순 없는 일...
천방이지축이라 늘 일거리를 몰고다니고 사고를 치는지라
뭐 이정도는 암것도 아이다.
새해 첫날 일 마이 했다.
시작이 좋다.
지난 3년간 살맛도 안 나고 비실비실댔었는데...
아마 갱년기였던게지.
이제 다시 깨났으니 또 신나게 살아봐야지.
앞으로 살날 얼마 남았노...
재미있게 즐겁게 신나게... 의미있게
남은 세월 잘 살다 가야지. 암...
오늘 당장 가더라도 아쉬움 없게...
뭐 여튼
저 많은 나무들 반정도 잘라 쟁여놨고
나머지도 드뎌 무늬만이름표를 뗀 나무꾼이 긴긴 겨울 슬금슬금 해치워준다하니
뭐 걱정없다.
긴긴 겨울밤...
구들장 뜨끈하게 뎁혀 등짝지지며 놀아야지.
곧 정월 지나면 봄농사 시작되니...
지금 안 쉬면 쉴 틈 없을거이니...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