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밭과 상당밭 풀베기가 마무리가 덜 되었더랬다.
그걸 그냥 냅두지.. 그예 못 참고 제초기를 끌고 풀깎으러 갔지비.
울 나무꾼도 선녀 못지않게 일욕심 많은건 알아줘야한다.
해야 한다면~ 하고 싶다면 목숨걸고 한다. 미치...
그래서 사건사고가 무수히...우르르..
밭 저 안쪽 산비탈쪽 풀을 깎다가... 아마 땡삐집을 건드렸나보다.
순간~ 언뜻 보기에 수백마리 벌들이 달려들어 쏘아대는데
혼비백산~~ 피해서 집까지 달려내려오는데 아마도 얼추 백미터 7초 신기록 세웠지싶다.. 짐작에.
그러게~ 에프킬라 갖고가지 그러셨슈~ 내 당부했잖유...
마눌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잖유~ 아무리 말해봤자 이미 배는 떠났고...
머리에 열댓 방 팔 다리에 열댓 방 목덜미 등짝 허리에 열댓 방..
아마도 벌을 타는 사람이었으면 그 자리에서 먼일 났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쏘였단다.
그래도 벌을 별로 타지 않는 체질이라 천만다행.
이마를 한대 뻥! 얻어맞은 그런 정도 통증만 있단다.
마침 벌에 조예? 가 싶으신 분이 가까이 계셔서 급하게 여쭤보았더니
장수말벌이냐고 대뜸 물으시는데... 큰 벌은 아니고 자그마한 벌이었다고... 하니 그럼 됐단다.
장수말벌은 한 방에 급사할 정도의 독이란다. ㅠㅠ
어지러워 현기증이 나거나 오한이 나거나 그렇지 않으면 괜찮다고. 병원 안 가도 된다고...
그렇지만 예방차원에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아무래도 좋다고...
그러나 고집불통 나무꾼 병원은 안 가더라~ ㅎㅎ 병원을 원래 싫어라한다.
그럼 괜찮은가부지. 하룻밤 자고나이 이젠 덜 얼얼하고 가렵기 시작한다더라...
선녀도 벌이란 넘한테 숱하게 쏘여봤는데... 머리 팔 다리 등짝 얼굴...
눈탱이 밤탱이 되도록 쏘여봤었다.
그때 그 얼굴 모습을 찍어놨으면 아마도 걸작이었을낀데.. ㅠㅠ
온식구가 웃느라고 배를 잡았으니께...
근데 오늘 아침에는 또 손을 쐐기한테 쏘였다나~~
그 쐐기 지독한 넘인데.
얼매나 아픈지 몰라... 눈물이 쏙! 빠진다고.
울 얼라들이 쐐기한테 몇번 당한뒤론 나무 근처에도 안 가잖유...
요새 조심해야한다.
가을 들어서면서 뱀도 독이 일년 중 가장 강할 때고
모든 생명들이 겨울 준비하느라 초비상일테니.. 우리 인간들도 매사 조심하는 수밖엔 방법이 없다더라.
울 나무꾼 올 가을 수난의 연속이다.
왜 농사꾼들이 사시사철 긴 팔 긴 옷을 입고 완전무장하고 들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절절이 깨달았을꺼다.
누군들~ 간편하게 반팔 반바지 샌달신고 일하고 싶지 않으랴...
멋쟁이처럼 폼내가며 이쁜 옷 입고 패션농사꾼 되고싶지 않으랴..
하지만 한번 당해보리... 덧정도 없지.
선녀 팔다리 한번 볼작시면 가관도 아니다.
생채기가 아문 넘~ 덜 아문넘~ 이젠 흉터만 남은 넘~~ 숱하게 흩어져있다.
도시 누가 보더니 혀를 끌끌차면서 안타까워하더라.
고생한다고 불쌍타고... ㅎㅎㅎ
선녀 속으로... 고생은 무신... 선녀 성질이 더러버서 긴팔 긴옷 안 입고 일해서 글치...
산골에서 살려면 몸 안전을 위해선 모든 안전수칙을 잘 새겨 지켜가며 살아야한다.
안 그랬다간~ 어느새 골로 가는지 모르게 가는 수가 있단다.
논둑 풀밭엔 함부로 손을 집어넣어선 안 되며~~
산길 풀길엔 꼭 긴장화를 신고 다녀야하며~
비온 뒤 햇살났을적엔 나무가까이 붙어서 걸으면 안되고~~ 나뭇가지에 뱀이 몸 말린다꼬 걸쳐있으니께~ ㅋㅋ
꼭 지팡이나 뭐 무기 될만한 것을 들고 다녀야 하느니.
뭐.. 갸들을 죽이고 싶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내 몸은 지켜야 하잖겠슈...
딴 동네엔 핟 농약을 쳐대서 개구리가 사라지고 개구리 잡아묵는 뱀이 많이 죽었다고 좋다하지만...
이 산골은 마을 앞 옆 뒤로 마을이 없고 따로 뚝 떨어져있는 동네라...
뱀이 간혹 눈에 띈다.
그리고 집 가까이 뱀소굴이 있어 갸들은 어데 안 가더라고~~ ㅠㅠ
내도 그넘들 울집 마당에 들어오면 몇넘 잡아족쳤는데 터잡고 사는 애들을 어찌 다 없앨 순 없던데...
타샤 튜더 할매네 수십만평 정원하고 농장엔 사람 무는 뱀이 없다고 하던데~ 얼매나 좋아..
그 할매~ 뱀을 집안에서 기르기도 했다나~~ 에구...
낸들 뱀을 죽이고 싶어 죽이나... 물리면 최소한 사망이니께 글치...
벌도 그래...
인간이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갸들도 가만있다고 하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여...
우리 인간들이 건드리고 싶어 건드리나?
길 가다 일하다 무심코 운 나쁘게 건드리게 되는 거고~ 또 독사는 똬리틀고 있어서 도망도 안 가는걸~
인간 기척을 듣고 갸들이 먼저 도망간다고??? 그건 독없는 풀뱀들이 그러지~~
독있는 독사들은 안 그래. 믿는 구석이 있어서.
벌들도 그래... 우리가 건드리고 싶어 그러나~ 모르고 당하는거지.
이번에 쏘인 것도 거기 땡삐집이 있는걸 알았나 뭐...
조심한다고는 해도~ 땅속에 있는 벌집을 어케 아느냐고오..
또 갸들 거기 산다고 미리 짐작하고 안 건드릴 수도 없잖유.
우리 인간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이~ 먹이사슬 속에서 치열하게 먹고 먹히고 죽고 살고하는거이지~~
결국 누구 탓 할기 못 된다는 뭐 그런 야그여...
하여간~
울 나무꾼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 어쩌고 저쩌고~
걸리거나 아플 일은 없겠구만~ ㅋㅋㅋ
일부러 봉침도 맞는다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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