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시골 인심 안 좋아...

산골통신 2010. 4. 29. 10:34

산골에 살자면 속을 넉넉히 비워놓아야 한다.

복장 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므로~

 

도시는 바로 옆집이라도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얼굴 한번 안 맞대고도 살 수 있지만

어디 산골이 그러한가?

허구헌날 얼굴 맞대고 말 섞고 해야하는걸~

 

귀농해서 그 마을 왈왈이가 누군가~ 범털이가 누군가~ 세세히 알아놓고 덤벼야 뒷탈이 덜하다.

성질 더러운 선녀는 처음부터 마을 고약한 왈왈이한테 찍혀서~ 아니아니~ 서로 찍었지!

내도 만만치 않아.  벌써 몇년을 그넘하고 겨루고 있는데... 

삿된 것은 결국 지고 정이 이긴다고 굳게 믿고 버티고 있구마는~~(결국 하늘이 내 뒤통수를 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지)

 

긴 세월동안 서로 칼자루가 오고가고 숱하게 했지비.

지금은 우리쪽에 칼자루가 있다. 오메 속 션한거!!!

이참에 해결 할 수 있는 묵은 껀수들을 몽땅 해치워버리려고 작심하고 있다.

 

시골 인심 좋다고? 어이~ 착각하지 마소! 천만에...

겉으론 좋아보이겠지. 속에는 용암이 끓어.

 

또 면 군 시청에 꼴통들이 산다는 건 진짜 몰랐다.

그 꼴통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고수들만이 안다.

순진하고 착한 바보들은 허구헌날 당하고 살지.

목소리 큰 넘들이 활개치고 사는 곳이다.

내가 가면 안 되는 일들이 누가 가면 암문제 없이 통과 패스되는 일이 허다해...

알든 모르든 기득권을 가진 넘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고로 나같은 털털이는 항상 속으로 삭혀야 하는...

 

여기저기서 하도 뒤통수를 맞아봐서리.. 이젠 엥간히 뒤통수를 쳐대도 까딱 안 할 정도가 됐다.

대신 마음이 황폐화 되어 허허실실.. 실없이 웃으며 산으로 들로 싸돌아댕기며 푸는 일이 많지.

 

오늘도 승부수를 던지자며 전투태세를 갖추고 작전을 짰다. 비장하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칼자루 우리쪽에 있을때 제대로 휘둘러보자.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결심했지만...

어차피 이길 싸움을 결국에 이긴 다음... 황폐화된 이 마음을 또 어데가서 달랠꼬... 생각하니... 벌써부터 심란하고 서글프다.

 

할매 가만가만 말씀해주신다.

고슴도치 치쓰다듬지 말고 바로 쓰다듬어줘라... 그넘 이뻐서 그러나~ 독한넘이라 해꼬지할까봐 그러지...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살이 떨려도 겉으론 웃어라.. 잘 해줘라... 

불뚝성질 선녀를 달래고 또 달래신다.

나중에 옛말하며 복수할 날이 올꺼다... 웬수는 남이 갚아준다더라...

 

라고는 하시지만... 그건 나중얘기고요~~ 지금 내는 가만 못 있겠소.

한판 오지게 벌려야지.

해서 미운넘 떡하나 던져줄 일을 꾸미고 있다.

그 떡 먹고 나자빠지라고...

 

산골이라 해서 오지라 해서 인심 좋고 세상 편하다 생각지 말라.

도시가 더 인심은 좋지. 교류가 많이 없어 외롭고 썰렁해서 그렇지.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도시라면~

하나 더하기 하나는  하나인 것이 시골이다.

 

어디가 더 편할까? 계산 똑부러지게 나오는 도시가 훨~ 편하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또다른 하나가 되면 그 속은 뒤죽박죽 용암이 끓는다. ㅎㅎㅎ

그 계산 깊은 속내막을 사람들은 그걸 모르더라구...

 

시골 인심 하나 믿고 덜컥 귀농해서 덤볐다간 눈물 콧물 억수로 빼지.

지내놓고 옛말하면 무신  소용? 속은 다 썩었구만! 쯥.

 

어쨌든~ 이러거나 저러거나~ 제대로 된 소린 하나도 없군~

 

세월은 흐르고 물도 따라 흐르고 사람 마음도 따라 흐르니...

절로 절로 저절로 삿된 것은 스러지고 정이 이기리니...

 

이 봄 그리 춥게 느껴지지는 않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