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비가 그치고 아침부터는 이슬비 수준…
그러다 살짝 해가 비치네?! 응?! 이제 비 끝난겨?!
서둘러 가까운 밭 먼데 밭 한바퀴 돌아보니 큰 피해는 없더라…
저 아래 냇가 물 내려가는 소리 요란타마는 보뚝을 살짝 넘긴 수준이고 그정도는 비 온 것도 아이다!!!
비 많이 오면 보뚝이고 뭐고 안 보이고 무시무시한 급류에 바윗덩이 굴러내려가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리거든…
오전내내 서너 시간 고추밭 쓰러진 애들 일으켜 세워 묶어주고 말목 때려박고 한참 했다. 땅이 물러서 잘 일으켜진다마는 뿌리 안 상하게 꾹꾹 눌러줬다.

손이 매끈매끈해지더니 나중엔 퉁퉁 불었다.
그래도 장갑끼고는 일 못한다. 어둔해서 줄 묶기도 갈구치고~ 빗물에 젖어 장갑역할도 못하고~
장화에 구멍이 났나 물이 질척~ 산지 얼마 안되었는데 불량이구만!
그래도 오백포기 중 이백여 포기만 손 봐주면 되니까 다행이었다.
물을 먹어 연한 가지가 뚝뚝 꺽어지니 아까운 고추들이 고랑에 즐비…
하나하나 따모으고 줏어모으니 반 바구니~
저거 어째 다 먹을 도리도 없고해서 냉동고에 처박아놨다.
다 하고 좀 쉰 다음 그래도 비가 안 오길래 봉덕이 데리고 산밭이랑 뒷골밭이랑 두루 쏘댕기다가 저 아래 냇가 둑에도 가봤다가
차츰 하늘이 수상쩍어지더라구…
우릉우릉 천둥소리도 나고…
서둘러 중간에서 돌아섰다. 봉덕이도 별 불만없이 따라오대?!
비는 올듯말듯하고 아직 해는 남았고
달구시키들 밥주고 달걀 꺼내오고 내려오다가 윗 고추밭을 살펴보니 한 고랑이 좀 웃자라 처져있더라구. 오늘밤 비온다는데 안되겠다 지금 줄 매주자~
그렇게 세번째 줄 매주다가 비를 만났다.
우와~ 폭우다! 그냥 한번에 사정없이 때려박네!
요란벅적 퍼붓는 비를 피해 집에 들어왔다.
봉덕이랑 중간에 돌아오지 않았으면 저 비를 꼼짝없이 처맞았겠다 싶네!!!
상당 산밭은 풀천지가 되었다. 쥔장이 바깥일 하느라 바빠 돌보지 않으니 풀들만 만세를 부르노라…





능소화는 봐주지 않아도 피고지고~


산밭 가는 길~
이번 비에 길이 좀 패였다.

돌축대들도 무사하고
옥수수밭도 쓰러진 애들 없이 괜찮고
하여간 큰 탈없이 이 장마철 지나기를 고대고대한다.
오늘밤 비가 더 온다니 꿈 속에서도 빗소리 듣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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