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한바퀴 휘이 돌아오고 나면 다시 한 바퀴 도는 그런 다람쥐 쳇바퀴 도는 풀메기다.
매일 두어 군데씩 근심거리를 해결하는 식으로 풀들을 뽑아나간다.
내일 풀 멜 곳은 정해졌다.
낫 두 개를 새로 샀다. 톱 두 개도~
예전엔 일 못하는 사람이 연장 탓을 한다고 했었지!
요즘은 그 말 틀렸다! 연장이 일 다 한다!!!
요즘 낫은 숫돌에 갈아서 못 쓴다.
오일장에 몽땅 싸가지고 가서 낫이나 쇠붙이 연장 갈아주는 이에게 맡기면 되지만 그러느니 새로 사다 쓰는게 훨 낫다. 그 돈이 그 돈이다.
조금씩이라도 비가 와줘서 흙이 포실포실하다. 힘들이지 않고 풀 뽑기 아주 좋다.
바구니나 구루마를 옆에 두고 뽑은 풀을 담아 닭집에 던져주면 자알 갖고 논다!
오늘도 서너 구루마 실어서 부어줬다.
요즘 암탉 네 마리가 알을 품으려고 해서 다시금 실갱이 중이다. 이젠 병아리 안 까려고 작정했는데 이놈들이 자꾸 눈치없이 알 품으려고 둥지 차지하고 안 나오네~
앞으로 3주간 실갱이 예약 당첨이다. 닭들은 지 본능대로 움직이니 지놈이 포기하지 않는한 계속 품으려고 기를 쓴다.
내쫓을때 내쫓기는 놈은 알을 끝까지 못 품는다. 죽기로 기를 쓰고 둥지에서 안 나가고 버티는 놈만이 끝까지 알을 품어서 병아리를 깐다. 쫓는다고 나가는 놈은 중도에 포기하는 놈이다. 병아리 까는 일도 에지간한 정성 아니면 안된다구!!! 해서 니들 네 마리는 애시당초 자격 상실이여!!! 쫓아낸다고 매번 펄떡 뛰어서 나갔거등!!!

사나흘간격으로 저만치 딸기가 나온다. 입맛 다시기 딱 좋다. 바빠서 못따서 물러터지거나 쥐가 갉아먹은게 많다.

온통 나물반찬이라 속은 편하더라~
가끔 가족들 모이면 고등어나 조기 굽고 수육해서 먹기도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봐야 친해진다고 손주녀석을 가끔 데려온다.
봉덕이랑 인사도 시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둘 사이가 여엉 데면데면하다. 서로 눈도 안 마주치려한다.

할아버지가 품에서 놓으려하질 않는다. 그리 좋을까 참…
손주 안고 동네 한바퀴 돌면서 산골사람들에게 자랑도 하고~ 아주 손주바보할배다.


며느리가 나물을 좋아하니 상추하고 치커리 열무 깻잎 풋고추 조금씩하고 달걀 한 판 싸줬다.
시엄니 손 크다고 놀래자빠지니 손 큰거 좀 줄여야 하는데 그게 참 안된다카이~
니들 다 못 묵겠거들랑 친구들이랑 이웃들하고 나눠먹어라~ 고 했다.

산골에서 오월 단오라고 그냥 지나기 아쉽다고 가래떡이랑 백설기를 해서 나눠먹었다.
가래떡을 집집이 나누는데 와우~ 산골아지매들 손 큰거는 알아줘야혀~ 떡봉다리가 무거워서 들지도 못하고 끌어안고 와야했다.
그걸 몽땅 며느리 줬다!
가래떡 엄청 좋아하걸랑~ 언제고 햅쌀 나오면 가래떡 한박스 뽑아주마 했었는데 홀라당 까묵어서리…
이번에 잘됐다 하고 니 다 묵어라~ 하고 싸줬지 뭐!!!
열무 뽑은 김에 나무꾼 일터에 두 바구니 주고
우리도 한 바구니 다듬어 절여서 김치 담아놨다. 물 자작하게 해서 익으면 국수도 말아묵고 열무냉면도 해묵고~ 맛있게 됐다.

썰어서 버무렸어야 했는데 구찮아서 그냥 했다. 나중에 가지런히 담아서 먹을때마다 썰어먹던가 그냥 먹어도 되겠더라.
버무리자마자 한양푼 밥 비벼먹었네~
여름엔 열무가 최고여!!!
또 씨앗 뿌려놔야지.
배추싹이 속아먹을 정도로 자랐고 알타리무도 싹이 텄다.
상추씨도 좀 뿌려놔야 하고~
계속 이어서 나물이 나오게끔 밭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
열무 뽑은 자리엔 상추랑 갖은 쌈채소 모종해놓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