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500포기를 다 심었다.
구멍을 뚫는 도구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주며 밭 두 군데 고랑고랑 구멍을 뚫고 심었다.
옛닭집터에 267포기 심고 그 아래 언덕밭에 228포기 심고 남은 5포기는 텃밭에 풋고추용으로 심었다.
한50포기만 더 있으면 밭을 꽉 채울텐데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남은 두 고랑에는 대파와 쪽파를 심기로 결정~




딸아이가 마침 와있어서 같이 심었는데 한결 수월하고 빨리 끝났네.
나무꾼은 일이 바빠 얼굴 보기 힘드니 천상 혼자 해야했는데…
산녀가 물을 주며 구멍을 뚫어나가면 아이가 고추모종을 하나씩 구멍에 넣고
같이 모종을 다 심은 다음 선호미로 헛고랑 흙을 파서 북을 주며 구멍을 메꿨다.
요새 새로 나온 도구는 구멍을 뚫음과 동시에 물이 들어가고 그 도구 구멍을 통해 모종을 넣고 빼면 한큐에 모종이 심겨진다.
알고는 있지만 우린 소규모 농사이니 사지는 않았다.
감자나 기타등등 모종들을 심을때 그 도구를 이용하면 편하다.
세상 참 좋아졌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한 사람이 구멍을 뚫으면 한 사람이 씨알이나 모종을 넣고 도구를 빼면 흙이 덮이면서 마무리가 된다.
크게 농사 짓는 곳에선 그렇게 착착 심어나가더라.
혼자 해도 되게끔 허리에 모종판이나 씨알자루를 차고 하기도 하더라.
아이가 말하길~
고추농사가 이리 힘든 줄 몰랐다고 이걸 엄마 혼자 하려고 했냐면서 막 뭐라하더라.
고추가루가 비싼 이유가 있다고!
흠… 힘들건 없는디~ 그냥 세월아 네월아 하면 되는디~ 그래도 같이 하니 편하긴 하네 ㅎㅎ
예전에 조카 한놈이 놀러왔다가 그 아비랑 한낮 땡볕에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 땀 뻘뻘 흘리며 고추를 땄었나벼~
이 고추 아무도 안 줄거라고!!!
그 아비 왈~ 그래 세상에 공부가 가장 쉽지? 우째 결론이 그리 나냐…
세상에 땡볕에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는 사람이 어데 있냐?‘ 주로 새벽으로 저녁으로 들어가지!!!
그뒤 그 조카는 밭 쪽으론 다신 눈길도 안 줬다는…
이제 고추는 다 심었고 남은 일은 고추말목 박고 줄을 매야 한다.
이건 좀 여유가 있다. 나무꾼 일거리 당첨!
그 뒤 자라는 걸 봐서 고추 순을 훝어 따줘야 하고 때맞춰 고추줄을 서너번 매주고 병 있나 살펴봐줘야 한다.
고추는 참 잔손길이 많이 간다.
뭐 어쨌든~ 다 심고나니 홀가분하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꽃모종들과 삽목둥이들을 노지로 내다 심어야 하는데 적당한 장소를 못찾아 헤매던 중…
엄니집 마당가 담장이 무너진 곳이 눈에 띄었다.
나무 몇그루가 심어져 있기는 한데 풀만 무성하고 허전해서리…
작년엔 옥수수를 심었는데 올해는 뭘 심나… 고민하다가
에라이~
샤스타데이지 모종 수십 무더기 산수국 열 무더기 목수국 두 그루 타래붓꽃 세 무더기를 갖다 심었다.
올 가을에 소래풀꽃 씨앗을 받아다 여기에 훌훌 뿌려둬야겠다는 생각이다!!!



소래풀꽃은 해마다 자연발아를 해서 여기저기 잘 번지더라구!!! 꽃도 이쁘고 풀도 이겨묵고 아주 좋다.
항상 이 터가 방치된지라 보기 싫었는데 오늘 잘 처리했다.
중국이 원산지인데 서해안 소래포구로 씨앗이 배로 왔는지 사람몸에 붙어왔는지 하여간 거기서 처음 발견되어 소래풀꽃이라 이름붙었다한다.
빈집은 빈집 티가 억수로 난다. 아무리 산녀가 오가며 돌본다해도 사람 기운이 없으면 금방 썰렁해지더라…
그 빈집티가 보기 싫어 들냥이들 밥도 줘가며 끌어들이고 제비도 집 짓게 인기척 억수로 내기도 하고~ 온갖 헛짓거리 억수로 하고 산다.
하여간 샤스타데이지가 최고다!
산녀에게 샤스타데이지 씨앗을 보내준 귀인 만세다!!!
엄니집에서 닭집 올라가는 돌계단 양쪽이 샤스타데이지 꽃길로 변했다.
그 바람에 산녀는 날마다 꽂길을 걷는다!!!
해마다 씨앗을 받아 포트에 뿌려두면 어디든 갖다 심기 좋더라고~
그냥 노지에 뿌리면 발아율이 그닥 안 높더라.
상당 산밭에도 좀 갖다 심고 여기저기 안 심은데가 없다.
이웃 아지매가 그 꽃길을 보고 홀딱 반해서 씨앗도 주고 모종도 줬는데 잘 키우나 몰러~
요즘 꽃이 피기 시작하던데~
마당 풀을 깎아야 할 때가 왔다.
호랭이 곧 새끼치겠다고 들이닥치겠던데…
다음주 5월 어린이날 연휴에 촌캉스를 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작년에 다녀간 그 초딩들인데 그때 경험이 억수로 좋았던가벼…
벼르고 벼르다 기어이 오겠다네~
우째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더 신나하는듯?! 우찌된 일이여?!
아랫채를 통째로 비워줄테니 알아서 지내다 가라 했다.
해서 나무꾼에게 그 전에 마당 풀 깎으라고 단디 일렀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이 피기까지는~ 라구요… (8) | 2025.04.30 |
---|---|
아침 저녁 물주기~ (14) | 2025.04.28 |
하루종일 심고 심고 또 심다. (17) | 2025.04.24 |
봄비가 제법~ (12) | 2025.04.22 |
해질녘 개구리 합창~ (14) | 2025.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