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궁이 앞에 앉아 한참 불을 땐다.
들냥이들은 밥부터 달라고 아웅아웅거리고~
마당냥이들도 삽작거리에서 기웃기웃~
식구들이 다 모였나보려고 한나두이 세는데
아기냥이 한 마리가 안 보인다.
다시 세어봐도 없네…
요놈이 제일 먼저 밥 달라고 뛰어오는 아이인데 우짠 일이고~
개집 안을 살펴보니 죽어있다. 네 다리 주욱 펴고 죽은 걸 봐서는 얼어죽은건 아니다.
어제도 밥 먹는거 봤는데 이 무슨 일이지?!
어미가 다섯마리 낳아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키우다가 달랑 두 마리를 데리고 집마당으로 이사를 왔더랬다. 죽은 세 마리중 한 마리는 나중에 뒤뜰에서 발견하여 묻어줬었다.
오늘 또 한 마리 묻었네… 이제 저 삼색이 아기냥이 한 마리만 남았다.
마당냥이들은 이제 밥 먹으러 잘온다. 겨울 추위에 샤냥이 잘 안되는지 밥때되면 산녀를 기다리고 있더라. 하루에 아침 한번 그득 주고 나머지는 사냥해서 먹으라 했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
솔갈비가 많으니 불때기가 참 좋다. 오두마니 아궁이 앞에 앉아 솔갈비를 한줌씩 뿌려가며 불놀이랑 불멍을 한다.
대봉시 감이 하나둘 익어간다.
익은 순서대로 꺼내먹는다. 냉동고에 넣어두어 겨우내 먹기도 한다.
올해는 단맛이 크게 없어서 먹기가 좀 그런데 그래도 홍시다!
아궁이 불 때면서 먹으면 맛나다.
아이스크림을 겨울에 먹는 맛?!
온실방에서 한나절을 보낸다. 책도 넉넉히 쌓아두고 읽고싶은대로 책장을 넘기다가 자울자울 자다가 해가 뉘엿뉘엿해지면 마당으로 나온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햇살에 온몸이 따끈따끈 노골노골해진다. 밀짚모자로 얼굴만 가리고 햇살찜질을 한다.
겨울이니 이런 호사도 한다.
농사철엔 어림도 없지~
아랫채 아랫목은 절절 끓는다.
찜질방 부럽잖다~
두꺼운 목화솜 이불을 꺼내 깔아뒀더니 손도 못 넣게 뜨겁더라~
내일부턴 하루에 한번만 때야겠다.
어제그제는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땠더니 안 그래도 되겠네.
이 황토구들방은 한번 달궈놓으면 불을 안 때도 사나흘가더라~ 그걸 아침저녁으로 때놨으니 오죽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