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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적지근하다!

산골통신 2022. 10. 18. 18:37

요며칠 하루에 한두 가지씩만 일을 했다.
더는 예전처럼 하루종일 이 일 저 일 못하겠네.

오늘은 식전에 톱 하나 들고 집 주변에 지들맘대로 터잡고 살고 있는 뽕나무 세 그루를 베어냈다.
산골 살면 참 재미난게 심지않은 나무들이 마당이고 밭이고 막 자라는 거...
특히 뽕나무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아카시아 소나무다.
참나무도 간간이 눈에 띄고... 아마 그건 다람쥐가 파묻어놓고 까묵은 도토리땜시 그런 것일테고~
아카시아랑 뽕나무는 사정 안 보고 뽑아내야하고 소나무는 고이고이 모셔다 키워야 한다 ㅎㅎㅎ

저게 한 그루에서 나온 가지들이다. 둘데가 없어 여기저기 빈터에 쌓아두고 잎이 다 떨어지는대로 톱질을 해서 장작터미에 가져다 쌓아야지.

뽕나무는 자라면 고목이 되기 때문에 초장에 잘라버려야한다. 그걸 그냥 울타리삼아 무심히 내버려뒀더니 저 난리가... 문제의 전봇대도 가리고해서 오늘 과감히 전격적으로 처리했노라! 두 그루 중 남은 한 그루도 베어냈다.

뽕나무 두 그루를 베어내니 소나무 주변이 말끔하네! 저 소나무는 20년 전에 심었을때 10살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크기가 저렇다. 뭔 사연인지 모른다. 막걸리를 무쟈게 좋아한다는 것만 안다.

그리고 집 앞쪽 황매화 울타리 사이에 터잡고 자라는 뽕나무도 베어냈는데 아이구 작다고 무시했다가 엄청난 크기에 놀래버렸네... 황매화 덤불에 가려 안보여서 착각했으...
그래도 기어이 베어낸 다음 처리는 나중에...
오늘 뽕나무 세 그루 처리한 걸로 오늘 일 땡... 더는 못햐!!!
한나절 톱질을 했더니 어깨며 팔이며 뻑적지근하네그랴... 나이는 못 속이네...

어제그제는 상당에 심었던 맥문동 무더기를 세 구루마 캐다가 마당가랑 집 둘레에 심었다.

꽃무릇도 세 구루마 파옮겨서 마당 구석구석 그늘진 곳 여기저기 심고 그러느라 이틀을 꼬박 일했네.
내년 초가을 꽃무릇 필 무렵이면 대단하겠어. 마당 둘레 반을 둘러쳐 심었거든!!!

맥문동 저거저거 뿌리가 실처럼 엉켜서 뜯어내느라 애먹었다. 심는게 일이 아니고 뜯어내는게 큰일거리였어!
그래도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기를 쓰고 했네~

알 열개 품었던 암탉이 드뎌 병아리를 깠다.
한개 썩알이고 한마리는 원인모르게 죽고 그럼 8마리여야 하는데 왜 일곱마리일꺼나... 깨묵었나?

정확하게 21일만에 깨어나는 병아리들... 볼때마다 신기하고 경이롭다!
알 열세개를 품고 있는 암탉은 얌전히 들앉아있다.
알 둥지 옮겼다고 난리난리 개난리를 치더니만 담날 가보니 조용하구만... 그럴거면서 그 난리를 피워 그래...

노란 산국과 감국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계절이다.
코스모스는 이제 들어가고~ 국화철이다.

마을 윗집 금동할매랑 그집 아들이 산책을 하다가 꽃많은 우리집 담장 가에서 사진을 찍더라!
"어무이 거기 서계셔보이소~ 산국이랑 코스모스랑 사이에~"

두런두런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리길래 마당에서 일하고 있다가 조용조용 아는 척 안 했다. 모자간의 분위기 깰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