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피었다 매화...

산골통신 2019. 3. 3. 19:28

 

 

어제 첫 꽃송이를 봤네...

오늘은 슬금슬금 더 피어있고.

 

멧돼지들이 얼마나 헤집고 다녔는지 산밭이 여기저기 울퉁불퉁~

제대로 디디고 댕기지를 못햐~ ㅠㅠ

뭐 먹을 게 있다고 땅을 다 갈아엎어놔~

 

그리고 나무밑에 똥을 더미더미 잔뜩 싸놨네~

으이구~

 

한나절을 산밭에서 보내고

한나절을 아궁이 재 마저 쳐서 정구지밭이랑 산나물밭이랑 상추밭에 흩뿌려주고

거름 두 구루마 쳐내서 텃밭에 골고루 뿌려주고

 

땔나무장작 쌓여있는 곳이 너무 어전스러워 늘 지나다닐 때마다 고개를 외로 꼬았는데

오늘 마침 이 나무들을 갖다 쟁여둘 곳을 찾았다.

할매집 헛간 도랑가 귀탱이~

그곳은 버려져서 아무것도 없는 곳이고 앞으로도 쓸 일이 없는 지라 마침 잘되었다 싶어

생각난 김에 일하자 싶어

어둑어둑할 때까지 장작더미를 외발 구루마에 실어 날라 쌓아무졌다.

내일 서너 구루마만 더 하면 깔끔하게 다 옮기지싶네~

 

그런 다음 그 자리엔 접시꽃들을 줄줄이 심을 예정이다.

왜 이러냐하면 이 장작더미를 발판삼아 이 동네 들냥이들이 울집 지붕 위로 올라댕기거든~

그러다 처마밑 구멍난 곳을 발견하야 그곳을 들락날락 새끼까지 치고말야~

다행히 구멍을 찾아내 막긴 했는데 아무래도 집이 낡고 오래되어 또 이놈들이 쑤시고 들어갈지 모르니 아예 올라갈 수 없게 디딤돌인 장작더미를 치운 것이지~

 

접시꽃을 심어 둘러쳐버리면 들냥이들이 뭘 의지해서 지붕 위로 뛰어 올라갈겨~ ㅋㅋ

뭐 모르지 또 기를 쓰고 올라갈지 뭐 그건 그때가서 또 수단을 강구하고~

 

날이 덥더라~

땀이 나서 스포츠 타올 긴 것을 목에 두르고 일을 해야했다.

뭔 날이 이리 따시냐~

 

내복을 4월이나 가야 벗어던지는데 진작에 벗었어~

덥고 또 옷이 무거워 거추장스럽더라고~

뭔일이여 시상에나...

 

내일은 장작 마저 치우고 그 자리를 말끔히 정리하는 일 하고

텃밭이랑 언덕밭 등등 고만고만한 밭들에 거름이랑 이것저것 갖다 뿌리고

오늘 다 못한 일들을 마무리해야한다.

 

솜씨가 없어 뭐든 이쁘게 못한다.

재주가 메주라 뭐 글치 뭐~

내가 봐도 하루종일 일해도 여엉 어슬프고 뭐 이뻐보이지 않으니

이 생엔 글렀다!!!

더 욕심내덜 말아야지~

이러고 살지 뭐...

 

명자나무 세 무더기에서 사방으로 뿌리가 번져 돋아나 자란 놈들을 몇 뿌리 캐다가 화분에 심고 물을 주니 꽃맹아리가 맺혔다!!!

오호!!!

이거 좋네~

번져 나온 놈들 모조리 캐다가 한 고랑 만들어놔야겠다.

그러면 또 어디 갖다 심을 데 나올겨!!!

심을 데는 많거등!!!

 

원추리도 촉이 열심히 나오니 얘들도 캐서 옮겨야하고

꽃무릇도 자꾸 번지니 얘들도 이사시켜야 하고

상사화도 자꾸자꾸 무리지어 번지고

섬초롱꽃도 어마무시하게 번지니 못살것다~

모조리 캐다가 너른 땅에 갖다 맘대로 살라고 해야지!!!

그리고 이름이 뭐더라~ 달개비인가 뭐 얘도 덩치가 자꾸자꾸 커져서 삽으로 파야될 지경인데

얘들도 너른 곳으로 파옮겨야혀~

 

삼잎국화도 다른데로 옮기고 꽃범의꼬리 이 징한 놈들도~

 

이야~

일할거 많다! 줄줄이사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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