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이웃집 창고 공사하길래 무심코 물었지.
저거 울집 아궁이 앞 칸막이 용접한 부위 잘라줄 수 있냐고...
장정 셋이 와서 양쪽 기둥에 붙어있는 용접부위 쇠철판을 잘라내줬다.
수고비로 담배나 사피우시라고 거금 이만냥 드렸다.
아궁이 불 땔 때마다 좁아터져서 하나 앉기도 힘들었던지라
저 칸막이만 치우고 나무밑까지 마당을 만들면
아궁이를 벽난로삼아 원탁 하나 갖다놓고
산녀 인형알바 하기 딱 좋은...
그런 주경야근 근무환경을 만들어보려고...
나무꾼한테 저 사진들을 보내자
나무 주위로 브로크 담장을 쌓고 천정을 어닝으로 마감해주겠단다.
마눌의 근무환경을 위해 일조하시겠단다...
나무를 없애고 테두리를 다 확보를 하면 더 너르고 좋겠지만
그래도 나무울타리가 주는 감상도 무시못하야...
목련과 라일락 그리고 이름모를 꽃나무... 그리고 내 심은 적 없는 무궁화까지...
그 무궁화는 건너편 이웃집 텃밭에까지 번져서 자라고 있더라...
뿌리가 간건지 아니면 씨앗이 날라간건지...
장정들이 양쪽 기둥에 붙어있는 용접부위 철판을 떼어내주고 간 뒤
저 칸막이 스티로폴판넬을 떼어내려고 해보니 이거야 원...
온통 위 아래 나사가 박혀있어 이것도 참 용이하지 않네...
이따만한 빠루와 도라이버를 양 손에 쥐고
이짝 끝에서 저짝 끝까지 나사를 하나하나 풀러나갔다.
그 다음 빠루를 쥐고 영차 영차 판넬 밑을 들어올려 제끼니 들려진다.
발로 뻥! 차내던졌다!!!
오다가다 그 모습을 본 이웃 아지매 둘과 뒷집 오라비
기맥혀...
남자 서넛 일을 한다고...
한참을 쳐다보고 가더라.
에라이 동네 소문 하나 더나겠네...
저게 여자여 남자여?!
음... 진작에 여자로서는 종쳤으나 남자되고싶지도 않으니
이런 사람을 뭐라 해야할려나... 몰것다!
그러거나 말거나...
날이 눈이라도 펑펑 뿌릴 그런 기세인데...
우중충...
낮이나 해거름인듯한...
들냥이들은 다 어데 따뜻한 곳에 처박혀 있나보다.
밥만 살짝 살짝 와서 먹고간다.
아침에 쌀방아 한바탕 찧어 담아놓고 택배총각 기다리고 앉아있다.
동네 김장 다 했던데
우린 다음주에나 하려나...
배추 이백여 포기 저거 다 절이려면 오만잡 통 다 나와야겠네...
어제 첫 얼음이 얼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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