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한번 온 손님들이 계속 찾아온다.
산골밥상을 못 잊어~
토종닭이 눈에 아른거려...
초청한 바 없으나 지들끼리 쿵짝 약속을 잡더니 통보를 한다.
뭐 늘 이런식이다...
가마솥에 참나무장작불을 때어 닭을 푹푹 삶는다.
딱 두 시간 불을 팍팍 때고
잔잔한 숯불만 남기고 고래 깊이 들이밀고 뜸을 들인다.
산골식 산녀맘대로 풀떼기 밥상을 차려놓고 손님 오기를 기다린다.
배가 고파 허기가 진 손님들이 들이닥쳐 밥부터 찾는걸
그 손에 가마솥에서 꺼낸 닭 두마리를 양푼채 담아 안겨줬다!
그리고 국물을 더 퍼다가 주려고 잠시 자리를 뜬새...
닭다리들이 사라졌다.
허연 닭가슴살만 남아있더라... 등뼈다귀하고 모가지하고...
뭔일이여...
운제 다 먹어치웠으?!
순식간에 다 먹어치워
이제껏 보아온 손님들 중에서 최고 속도로 음식들이 사라졌다나...
저 닭 없었으면 우짤 뻔 했노 말이다...
뜨끈한 국물에 찹쌀죽해주니 그것도 순식간에...
닭 두마리 솥에 넣고 물 넉넉히 붓고 소금 한 주먹~
양파 마늘 듬뿍 넣고
말굽버섯 두 조각 넣고
삼이나 황기 이런건 없으니 패스~
도라지는 캐올 시간없어 패스~
오랜만에 원없이 맛있게 먹었다한다.
참말로 맛있었다고...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오고...
맛난 음식 있어 기꺼이 나누니...
참 좋더라...
헌데
이 사람들 보소!
다음에 또 올 궁리를 두런두런 짜고 앉았어...
봄되면 냉이캐고 쑥 뜯고
두릅에 취나물이 언제 나오냐 묻고
밤매화가 그리 운치있다 하니 그건 또 언제냐 묻고
산국차 향이 좋으니 그것도 따러 와야한다 하고...
으잉~
ㅎㅎㅎ
청국장을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본다며 몇 그릇을 먹어치우고
풀떼기밥상이지만 도시에선 먹기 힘들다고 건강식이라고 맛있게 먹고갔다.
가는 편에 달걀 열개랑 김장김치 두 포기씩 담아주었다.
그중 한 사람은 가는 즉시 알 다섯개를 마누라하고 이것저것 요리를 해먹었다네~
참 맛있더라고...
조만간 마누라하고 부부동반해서 오것구만~ ㅋ
조만간 또 한 모임이 올 예정이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산과 들 텃밭에서 나는 내멋대로표 산골밥상이지만
때론 분주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인심이 곳간에서 나고 먹는데서 난다하니...
그리 먹고나누고 살지 뭐~
또 그리 할 수 있으니 좋잖여...
좋아라 하고 고마워하니 기껍고...
뭐 그럼 됏지 뭐...
별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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