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연이은 손님치르기...

산골통신 2017. 12. 9. 21:33

 

 

사흘간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한번 온 손님들이 계속 찾아온다.

산골밥상을 못 잊어~

토종닭이 눈에 아른거려...

 

초청한 바 없으나 지들끼리 쿵짝 약속을 잡더니 통보를 한다.

뭐 늘 이런식이다...

 

가마솥에 참나무장작불을 때어 닭을 푹푹 삶는다.

딱 두 시간 불을 팍팍 때고

잔잔한 숯불만 남기고 고래 깊이 들이밀고 뜸을 들인다.

 

산골식 산녀맘대로 풀떼기 밥상을 차려놓고 손님 오기를 기다린다.

 

배가 고파 허기가 진 손님들이 들이닥쳐 밥부터 찾는걸

그 손에 가마솥에서 꺼낸 닭 두마리를 양푼채 담아 안겨줬다!

 

그리고 국물을 더 퍼다가 주려고 잠시 자리를 뜬새...

닭다리들이 사라졌다.

허연 닭가슴살만 남아있더라... 등뼈다귀하고 모가지하고...

뭔일이여...

운제 다 먹어치웠으?!

 

순식간에 다 먹어치워

이제껏 보아온 손님들 중에서 최고 속도로 음식들이 사라졌다나...

 

저 닭 없었으면 우짤 뻔 했노 말이다...

뜨끈한 국물에 찹쌀죽해주니 그것도 순식간에...

 

닭 두마리 솥에 넣고 물 넉넉히 붓고 소금 한 주먹~

양파 마늘 듬뿍 넣고

말굽버섯 두 조각 넣고

 

삼이나 황기 이런건 없으니 패스~

도라지는 캐올 시간없어 패스~

 

오랜만에 원없이 맛있게 먹었다한다.

참말로 맛있었다고...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오고...

맛난 음식 있어 기꺼이 나누니...

참 좋더라...

 

헌데

이 사람들 보소!

다음에 또 올 궁리를 두런두런 짜고 앉았어...

 

봄되면 냉이캐고 쑥 뜯고

두릅에 취나물이 언제 나오냐 묻고

밤매화가 그리 운치있다 하니 그건 또 언제냐 묻고

산국차 향이 좋으니 그것도 따러 와야한다 하고...

 

으잉~

ㅎㅎㅎ

 

청국장을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본다며 몇 그릇을 먹어치우고

풀떼기밥상이지만 도시에선 먹기 힘들다고 건강식이라고 맛있게 먹고갔다.

 

가는 편에 달걀 열개랑 김장김치 두 포기씩 담아주었다.

 

그중 한 사람은 가는 즉시 알 다섯개를 마누라하고 이것저것 요리를 해먹었다네~

참 맛있더라고...

조만간 마누라하고 부부동반해서 오것구만~ ㅋ

 

조만간 또 한 모임이 올 예정이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산과 들 텃밭에서 나는 내멋대로표 산골밥상이지만

때론 분주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인심이 곳간에서 나고 먹는데서 난다하니...

그리 먹고나누고 살지 뭐~

 

또 그리 할 수 있으니 좋잖여...

좋아라 하고 고마워하니 기껍고...

 

뭐 그럼 됏지 뭐...

별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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