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새끼들 날이 시원하니까 집에 일찍 안 들어가고 버틴다.
그 바람에 나도 문 닫고 들어가려고 어둑해지기만을 기다린다.
암탉들 세 마리가 서로 알 품겠다고 다른 암탉이 낳는 알을 제각기 빼앗아 품고 얹아있다.
얼마나 절실한가를 시험해보기 위해 매일 저녁 꽁지들어 내쫓기를 사나흘...
오늘 드뎌 두 마리를 병아리육아실?! 로 분리된 작은닭집칸으로 넣어줬다.
죽겠다고 난리났다고 야단법석을 치던 놈들이
둥지 안의 알 무더기를 보더니 살포시~
조용히~ 들어앉아버리네...
내 그럴줄 알았지.
남은 한놈을 붙들려고 하니 잽싸게 도망가네~
넌 아직 알이 간절하지 않나보다.
모성애 더 키우고 오셔!!!
그래서 지금 알 품고 있는 녀석이 다섯마리...
정작 알은 내가 다 뺏어먹어 열두 개 뿐~
먼저 품고있던 두 녀석이 열한개 알을 갖고 있다가
뭔 일인지 미스테리하게~ 달랑 두 마리 병아리만을 데리고 나간겨...
뭔일이야...
나머지 알 어데갔니?
두 마리가 까나오다가 힘이 파해 죽고
알 두 개가 썩알이 되어있었으니
자아...
나머지 5개 알 내놔라 이놈들아~
니들이 다 쪼아먹었니?! 아님 또 새로 쥐가 물어갔니?!
쥐는 저번에 일망타진했는데... 뱀도...
조만간 울타리를 넓히기로 도시장정들하고 얘기는 끝냈다.
천여 평 밭을 모조리 울타리 치기로...
그 밭에 농사 지어 돈 안 나와...
차라리 텃밭 백여 평이 훨 낫지!!!
마을에서 사먹는게 훨씬 노동대비 가격대비 싸고 좋지...
아까 고추밭이랑 들깨밭에 가봤다가 한숨만 푹푹 쉬고 왔다.
고춧대는 이제 다 뽑아내야한다.
단 한번도 제대로 붉은 고추를 따지 못했다.
다른 이웃들은 진작에 뽑아내고 다른 걸 심는단다.
흉년이란다 유례없는...
가뭄도 무섭지만 비도 무시무시하다.
펄벅의 대지에 왕룽 농사짓는 이야기 보면 그렇더라...
주기적으로 오는 가뭄과 홍수 그리고 풍작...
그 하늘 아래 견디고 또 견뎌야 하는 인간들...
이제 달구새끼들 다 들어간 모냥이다. 조용한걸 봐서...
고추밭 갈아엎고 거기다 시레기 무씨랑 알타리무를 심을란다!!!
내일부터 낫을 잘 갈아갖고 가서 덤벼봐야지!!!
고랑마다 풀들이 어마무시하다...
예초기가 들어가면 좀 수월한데 고장나 농기계센터에 맡겨놨다.
올해 농사는
고추가 좀 망했고 들깨가 좀 션찮을뿐 뭐 다른건 괜찮다...
오일장에 가보니 건고추 한근에 9천원에서 만천원 한다더라.
파는 사람이 갑이더라...
김장철 되면 폭등할테니 미리미리 사두는 사람들 많더라.
산골 할매 한 분도 스무근 미리 사놨다고 그러시대...
괜시리 울적하다.
툇마루에 놀러오는 아기고양이식구들이
그제 가져다놓은 캣타워를 점령하고 놀고 있다.
마치 오래전부터 지네들 것인양!!!
도시 어느집에서 먼지투성이가 되어 굴러댕기던 캣타워를
이고지고 갖고와서 다시 조립한 보람이 있네...
풀모기들이 사정없이 물어제낀다
그래봤자 이제 처서가 지나서 따끔거리고 말뿐이지만...
징그럽다 모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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