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장마

산골통신 2017. 7. 11. 20:23

얼마만의 장마인지...

장마답다!

 

저 아래 보뚝에 물이 넘치는 것을 언제 보고 지금 보는거냐...

냇가가 풀밭이 되다못해 숲이 되어가는 꼬락서니를 참말로 맘아프게 바라보았더랬는데

요즘은 냇가다워졌다.

 

다만 가물다가 폭우가 오는 바람에

산길이 다 패어져서 도랑이 되어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지마는...

그래서 길공사를 해야하지마는...

그래도 좋더라...

 

산밭 웅덩이에 물이 그득차고

샘 물줄기가 보던 중 가장 굵어졌다.

하우스 참깨밭에 물을 주면서도 맘이 조여지지 않더라.

 

풀모기들이 난리다.

풀들도 난리다.

지난번 뽑아무져놓은 풀더미들이 죄다 살아있더라.

 

장에서 상추모종 두 판을 사왔다.

몇차례에 걸쳐 씨앗 한 봉지를 다 뿌렸는데도 단 한 포기도 싹이 안 트는 바람에...

올해도 상추씨 파종은 실패...

좀 있다가 서늘한 바람 불거들랑

봄상추 씨앗들이 여물어서 떨어지걸랑 그놈들 뿌려서 키워야지.

 

지금 신경써서 상추모종을 해놓지 않으면 귀하디 귀한 가을상추 얻어묵지 못한다...

 

요즘 들일은 없다.

이웃들은 비 때문에 고추밭 참깨밭에 약 치러 다니더라...

뭐 우리야 약 안 치니까 할일이 더 없다.

 

간간이 헛고랑에 풀 뽑아주는 거 하고

고랑고랑 물 잘 빠지게 배수로 살펴주는 일 외엔...

 

좀 한가하다...

이제 집안팍을 둘러봐야하나...

 

해거름 뜰아랫채에 한가로이 앉아 땀을 들인다.

그 뜨겁던 대낮 기온이

어느샌가 식어간다.

 

텃밭에 방망이 만한 오이 두어 개 따오고

상추대궁 뚝뚝 뿔개갖고오고

닭집에 들러 이 염천에 알 품고 들앉으려는 암탉 세 마리를 꽁지들어 내쫒아버리고 알 열댓개 빼앗아왔다.

이노무 닭대가리들이 품으라는 봄에는 안 품고말이지...

 

풀모기들 덤벼들어서 안 되것다!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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