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가 망할때 온나라에 저 풀들이 뒤덮었더랴...
믿거나말거나 여튼간에...
그래서 저 폴이름이 망초랴...
밭이 묵어지면 제일 처음 뒤덮는 풀들이 망초다.
그다음에 슬슬 쑥이 쳐들어오고 환삼덩굴도 숟가락 얹고
쇠별꽃 냉이 명아주 쇠비름들이 자리잡으면 절대 안 비켜준다.
그러다가... 칡덩굴이 들어오면 끝나지.
어찌해볼 도리가 없이 묵밭 되버린다.
트렉터도 소용없고 포크레인이 들어와야한다.
작년 가을에 김장배추 심거묵고 이듬해 봄에 뭘 딱히 심을꺼리가 없어서 내빌라뒀지.
관리기로 좀 갈아엎어주면 풀이라도 덜 날텐데...
도시장정들 억수로 말 안 들어...
좀 해주셔~~ 해줘! 안 해줘?!
그냥 호미로 할 수 있을때 해버릴껄...
낫으로 힘 안 들이고 할 수 있을때 해버릴껄...
에라이... 내손이 내딸이지...
내 그냥 할껄...
일이 많아 미루고 미루다가...
정글이 되어버리다.
냉이가 그 작고 작은 냉이가 근 한평땅을 차지하고 산다는 걸 뉘 알려나...
쇠별꽃도 마찬가지... 옆으로 옆으로 좌악 뻗어나가고...
망초는 그 사이사이 키만 키우고 살더라.
쑥도 밭가생이에서 슬금 쳐들어오려고 폼을 잡고...
호미는 절대 안 되고
낫을 두개 갈아서 번갈아 해야했다.
앞을 보면 아득하고... 뒤를 돌아보면 힘이 난다...
그래... 내 하지 뉘한테 맡기냐...
일미터 이상되는 풀들을 낫으로 일일이 긁고 베고 쳐서 한 아름씩 이고지고 밭둑에 줄줄이 쌓아무진다.
일타이피!
밭둑에 풀 한동안 못 나리라... ㅎㅎㅎ
해가 진다.
밭 하나 말끔히 마치고
옆밭으로 간다.
이런저런 약초와 나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풀들이 세상에 뒤덮고있어
이것이 밭인지 황무지인지 몰라라...
일이 바빠 여긴 돌아볼 새가 없었는걸...
내는 무쇠장사가 아니라고...
그래도 오며가며 꼴보기싫어 오만상쓰다가
오늘 기어이 일을 저질렀노라...
잘했지 뭐...
사정없이 낫을 휘두르며 스트레스도 풀고...
해가 졌으니 일단 철수...
오늘 일 제대로 했네.
내일 식전에 낫을 잘 갈아갖고 와서 옆밭 마저 평정해야지.
삼동추 씨앗이 여물어가니 그것도 베다가 천막깔고 널어놔야겠다.
씨앗 제법 나오겠네. 기름이나 짜볼까? 맛있다던데.
맥문동 두메부추 산마늘 고본 우슬 만삼 방풍나물이 자라고 있고
나머지 당귀하고 더덕 도라지는 사망했는지 안 뵌다.
내일 낫질하고 나면 뭐가 보여도 보이것지.
올해부턴 제대로 관리 해야겠다.
구석탱이에 있으니 관심이 덜 가는 건 사실...
뭐든 관심을 주고 가꾸면 뭐가 되도 되더만...
얼라들이 당귀잎을 그리 좋아라 하니
당귀밭 두어고랑 만들고
산마늘도 없어 못 묵으니 그것도 두어 고랑 새로 맹글고
참나물이랑 방풍나물이랑 눈개승마도 두어 고랑 만들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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