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시레기 삶는 계절이 돌아오다

산골통신 2011. 12. 14. 20:24

 

 

 

작년거 묵은 시레기 모두 꺼내서 들통에 쳐넣고 푹푹 삶아댄다.

울 작은넘~ 코 킁킁~  소죽 끓이는 냄새라고...

 

겨울이면 흔한 냄새.  겨울이 오는 냄새.

시레기 삶는 냄새.

한 솥 그득 삶아놓고 겨우내 묵어야지. 

 

감자탕에도 넣어묵고 묵은지찌게에도 넣고 된장멸치넣고 자작자작~~ 끓여도 묵고.

주물주물 무치고 볶아도 먹고~ 냠냠...

 

시레기는 북쪽 뜰팡에 널어 말려야 파랗게 마른다.  누렇게 마르면 여엉 맛이...

무 시레기 배추시레기~ 오만군데다 다 널어 말린다.

무말랭이도 그득그득 말려놓고 있다.

 

무말랭이 말려서 보내면 양념 잘해묵을 수 있을까~

어따 보낼려고 무시레기랑 이것저것 말리고 있는데.  뱅기로 만리타국으로 보내면 운송비가 넘칠까?

그래도 가치로 따지면 돈이 문제여~~

뱅기타고 가다 곰팽이 슬면 안 되니까 바짝 말리고 있다. 

 

서울 사는 어느 할매께옵서~ 선녀한테 하명을 하시길~

달구똥이 약에 쓰인다고 수거를 해오라시네.

그것도 장닭도 아니고 암탉똥이라야 한댜...

 

장닭똥은 길쭉 딱딱하고

암탉똥은 묽은 죽이라네~~

암탉똥이 약효가 지긴다고...  심장과 신장 안 좋아 몸이 퉁퉁 붓는 사람들이 이거 먹고 나았다고.

의사가 말쌈하셨다네~ 믿거나 말거나.

 

말려서 자루에 넣고 팔팔 끓는 물에 넣어 물을 우려먹으면 된다고...

냄시도 그리 역하지 않다고~~ ㅠㅠㅠㅠㅠㅠ

 

에구에구~~~  신신당부하시는데 뭐라 못한다고 할 수도 없고 끄응...

못산다.

 

달구새끼들...

뜬금없이 닭장에 들어와 암탉들이 눈 똥만 수거해가는 선녀를 보고 뭐라 생각헐꺼나~~

살다살다 별짓 다 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