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꼬맹이가 어느날 외쳤답니다.
그간 줄기차게 해오던 태권도 검도를 한순간에 때려치우고...
선수로 키우고 싶다던 태권도 사범님의 한탄을 뒤로 한채...
유유히... 축구인생을 선택했답니다.
덕분에 다니던 학교도 여자친구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ㅋㅋㅋ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홀연히... 스카웃되어 전학을 갔지요!!!
멋지게 자라 찰랑찰랑하는 긴머리를
" 잘라! "
축구감독님의 일갈에
후딱 고슴도치 머리로 자르고 온 꼬맹이... 에구 아까워... 얼매나 이뻤는데...
그간 제발 머리좀 자르자~~ 머스마가 그게 뭐냐? 애원하던 나무꾼의 말은 들은 척도 안 하더니만...
땡볕에 훈련과 경기뛰느라 얼굴은 온통 시껌둥이가 되고
고된 훈련에 통통하던 몸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르고..
키는 부쩍 부쩍 정신없이 커가고...
이넘 커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한달에 한번씩 신발 사대느라 애묵었음이요.
올 여름엔 비는 왜 그리 퍼붓던지... 비속에 온몸으로 물구덩이 잔디구장에서 철벅철벅 뛰고 뒹굴고 하는 아이의 모습을
차마 봐넘기지 못해... 아예 비오는 날엔 축구장을 안 갔더랬죠...
빗물에 퉁퉁 불은 몸을 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와도... 지는 그래도 좋다니 우짭니껴...
축구는 내 인생이다!!! 라고 외치는 넘을...
덕분에 농사는 뒷전이 되어버리고...
이넘 뒷바라지에 허리가 휩니다.
근데 축구장에 가보면 제2의 박지성엄마 아빠가 넘쳐납디다. 세상에나...
전 그렇게는 못 하겠더군요. 아예 생업도 팽개친 채 경기장에 살던걸요... 다들... 세상에...
전 그냥 경기하는 것만 보러가고 준비물만 챙겨줄뿐... 니 알아서 하거라~ 해버릴래요.
덕분에 덕분에...
고추는 언제 따야하는지...
옥수수가 여물어가는지...
참깨는 언제 찌는지...
당췌... 돌아가는 사정을 모르고 삽니다그려...
낼 모래... 전국대회가 있네요. 그간 치른 시합은 그냥 연습~~~ ㅎㅎㅎ
이게 진짜 대회라네요.
이 대회로 여름 다 보낼 것 같심돠.
저 또 다시 안 뵈면... 축구장에서 사는줄 아소서~~ ㅋㅋㅋ
뭐 이렇게 됐노 말이다... 선녀삶이...
조용히 조용히... 산골에서 책이나 보고 농사일이나 하고 살 줄 알았더만...
내일 짐싸야함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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