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돌아갔다.
나무꾼이 안고가서 묻어줬다.
한달남짓된 새끼였을적 나무꾼이 품에 안고왔었다.
오꿈사 샤키님이 얻어준 강아지 한쌍을 산골로 가게된 아이들에게 줬었다.
아홉살? 만 9년을 살았나?
같이 온 다롱이는 바람이 나서 이웃동네로 마실간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뒤 혼자 남아 아이들이랑 잘 놀았었는데...
새끼 세 배를 낳고 그 새끼들 이웃마을에서 몇마리는 크고 있는데...
한달전인가~ 그 새끼가 새끼를 낳았다고 연락도 왔었는데..
살만치 살은건가?
안 그래도 행동이 굼뜨고 잠만 퍼자는 녀석을 보고 너 할매된겨? 왜그러느냐고 퉁을 주긴 줬었다.
그래도 그렇게 갈 순 없잖아.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갔다.
눈을 반쯤 뜨고 있어 살짜기 감겨줬다.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아팠을까.. 얼마나 외로왔을까..
미안타. 잘못했다. 하필 우리가 없는 날 밤에 이런 사단이 나다니...
우리가 있었으면 사단이 났을때 구해줄 수 있었을텐데...
산에서 짐승이 내려와 그랬을까?
목덜미 숨골을 물어뜯은 걸 봐서는 큰 짐승이고...
목줄이 벗겨진 상태로 있는걸 봐서는 잡아먹자고 물어뜯은 건 아닐거다.
삵이 내려왔으면 물고 사라졌을게다.
산에 삵 이상의 맹수는 아직 없다. 야생으로 변한 들개는 있을 수 있어도 최근 눈에 띈적은 없었다.
마을에 물어봐도 다들 한소리다.
그렇다면 범인은 그넘이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고... 물증을 밝혀내도 별 도리 없다.
이미 아롱이는 숨이 졌고... 묻었으니...
그 벌은 받을꺼다. 그래야 한다.
마을에서 개를 키우면서 그것도 덩치 큰~ 개 여러 마리를 키우면서 풀어놓는 다는 건
살인행위다.
지적을 해도 민원을 넣어도 너는 그래라~ 내는 모른다.
라는 식으로 행동하는 그넘은...
천벌을 받을꺼다.
자신에 대한 뒷소리들이 안 좋다는 걸 알아채렸는지~
이웃 불러다놓고 음식 한 상 차려냈다더만? 그러고 이웃으로서 할 도리 다 했다 하는가...
그 음식 먹으러 안 간 몇몇 이웃들 심사는 아는가?
결국 일이 났다.
그런데 왜 울 아롱이가 그 험한 꼴을 당해야했지? 알 수가 없다.
마치 쥔장에게 박힌 미운털때문인듯 싶어 마음이 안 좋다.
그 큰 개가 왜 아롱이를 죽였을까?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전에도 그 개가 아롱이에게 덤비면서 목을 물려고 하는 현장을 목격했었는데~
아롱이녀석 겁을 먹어 아주 꼼짝을 못하고 깨갱대더만..
개들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이 알 도리 없다.
도시에서 촌으로 살러 온 사람들 행태중 하나가
멋들어진? 개 풀어놓고 키우는 것이다.
내 잘났네~~ 하면서. 너들은 무식하네~ 하면서...
아롱이 놀던 마당 한켠을 바라보며 멍청히 서있는다.
그래... 니가 거기 있었지. 이젠 없지.. 어디로 갔니...
나무꾼이 안고 산에 올라가 평소 아롱이가 자주 놀던 상당 밭 한 켠 나무밑에 묻어줬다.
막걸리를 사다 부어줬다. 그래... 목숨인데...
짧은 삶이지만... 그래도 잘 살다 갔을까?
미안하다. 잘못했다.
아직 멀리 있는 아이들에겐 말 안 했다. 알면 놀래고 충격받을까봐.
왜 죽었는지 알려고 할게고~ 알면... 이웃에 대한 미움과 분노의 마음을 품을테니...
그럴 필요있나 싶어... 아무 말도 안 했다.
어차피 알게 될 일이지만.. 그래도.
나무꾼은 진돗개 한 마리 키우자고 그러지만~ 이젠 싫다고 했다.
목숨있는 것들 키우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더라.
강냉이도 사라진지 일년여 되가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영문도 모르게 사라졌다.
거의 들고양이 비슷하게 살던 녀석이니 그려려니...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갸도 북망산 갔지 싶다. 용감이동생도 묻어줬었지~
강냉이 새끼 오남매 중 얼룩이 겁쟁이는 어찌 되었을까?
요즘 마을에 강냉이랑 똑닮은 새끼 세 마리가 돌아다니던데~ 손주들인가? 싶다.
업둥이랑 개냥이랑 용감이랑 단발이는 가끔 눈에 띄더마는...
몹쓸 인종이 사람인지라~
소 닭을 키우고 잡아먹고 그래도 덤덤했었는데~
확실히 사람 가까이에서 마음을 나누고 살던 애들이어서인지 참말이지 징하다.
아롱이를 산에... 마음에 묻고 돌아섰다.
빈 자리.... 가 짠하다.
아직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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