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느닷없는 색칠공부?!

산골통신 2025. 5. 15. 20:21

오늘 드문드문 비도 오고 일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어서 토마토 곁순이나 따주고 줄이나 묶고 그러다가 하릴없이… 길에 나서 돌아댕기다가…

무심코 마을회관 앞마당 운동기구가 눈에 띄어 저거나 해볼꺼나 하고 털레털레 갔다가 회관담당 아지매에게 붙잡혀 회관으로 끌려 들어감~

할매들 아지매들 여덟분 정도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 나누고 계시더만~
오늘 시에서 반찬 지원나오는 날이라고 먹고 가라고 하길래 짜장밥 얻어묵고 그냥 나오기 뭐해서리~
그래 이야기나 좀더 나누고 그냥 눈치봐서 나오려고 했더니 낯선 선생님 한 분 들어오셔서 보따리를 주섬주섬 펼쳐놓으시네.
으잉? 오늘 뭐해요?!
경로당 할매들 전용 프로그램이란다.
목공본드로 시계만들기~
파우치에 색칠하기~
느닷없이 잡혀서 제일 막내인 산녀가 할매들 틈에 낑겨서 수업 받고 본드칠하고 색칠하고 등등…

저 노란테이프 큰거 14개 작은거 5개 돌돌말기부터 시작하야 본드로 붙인 다음 시계에다가 또 돌아가며 붙이니 저래 되더라.

첨엔 다들 이게 먼고 하다가 다 만들고 나니 이쁘다고…

다 끝났나싶어 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학생들 좋다고 하나 더 만들자시네~
산녀보곤 가장 젊으니 가장 어려운거 하라고 ㅠㅠ
힝~ 다들 재빠르게 하기 쉬운거 가져가고 젤로 까다롭고 색칠 많이 해야하는거 당첨!!!

원래 물감으로 칠해야 하는건데 할매들이 온통 물감투성이로 엉망으로 한다고 유성사인펜으로 하라네.

이궁~ 해서 대충대강 칠했더니 이쁘다네~ 다행히…

원래 이 프로그램이 한달짜리라는데 한국 할매들 성질이 급해서 금방 끝내려고 해서 웃긴단다. 다음주에 또 수업이 있으니 나오라는데 우짜나…
시방 나 할매된겨?! 뭐 법적으로 할매는 맞는디…
경로당 나갈 짬은 아닌디… 제일 막둥이인디…
치매검사한다고 2시에 또 어디 나오라고 이장 방송~ 다들 갈거냐고 물으니 멀어서  안 간단다..
산골 아지매들 할매들 무쟈게 바쁘게 산다.

어쨌든~
산녀 붙잡아간 아지매요!
첨 붙잡고 들어갔을때 이런저런거 한다고 같이 하자고 이야기 좀 해주면 좋잖유…
시골아지매들 특성이 그런거 세세하게 말 안 한다. 그냥 쫌 있어봐아~ 밥 묵고 가아~
놀다 가아~ 끝이다!!!
해서 너덧시간 놀다가!!! 왔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큰일 하나 생겼다.
어제 아침에 엄니집 뒤안에 갔다가 이웃집에서 쳐들어온 죽순 발견!!!

일단 낫으로 베어넘겼는데 줄줄이 뿌리로 쳐들어와있더라고!!!
대나무는 없애기가 참 힘든 종족인데…
서둘러 사진을 찍어 도시장정들에게 이 난리를 알림!!!
저건 옹벽공사를 해서 뿌리 침범을 막아야 한다.
안그럴라면 대나무 죽이는 약을 수시로 쳐서 죽여야 하고…
대나무가 보기는 좋아도 가정집에는 민폐다!!!
햇볕도 가리고 겨울밤 대숲소리도 으시시하다.
그 대나무잎이 낙엽되어 바람에 날려봐라… 그거 빗자루로 쓸어도 안 쓸린다.

해서 그 이웃 아지매에게 이야기했다.
경계넘어로는 못 넘어오게 해달라고… 그리고 특히 밭으로는 절대 못 넘어오게 하라고!!!
일단 알겠다고 조치를 취하겠다고는 하는데 잘 되려나~

제비들이 쌍쌍이 울집하고 엄니집을 수시로 탐색을 하고 다니더라~
울집 처마에도 한 쌍이 들락거리는데…
어여 지어서 새끼 쳐야지 넘 안 늦겠나 야들아…

이놈이 먼저 와서 살펴보더니 금방 자기 짝꿍을 데리고 와서 구경시키더라~
그뒤로도 수시로 들락거리던데 엄니집 처마에는 기존 제비집하고 이웃해서 제비집 신축 공사가 들어갔고…
아직 울집 처마엔 기척이 없다. 그러면 아까 왔다갔던 놈들이 그놈이 그놈들인가?

올해 유난히 제비들이 많다.
그나저나 들냥이들 단속을 우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