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등꽃이 피길 기다리며~

산골통신 2025. 4. 9. 22:32

아마도 옛날 국민학교 등나무교실에 대한 추억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언제고 내 마당이 생기면 등나무를 꼭 심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엔 심는게 아니라네…
베베꼬여 자라기 때문에 가족간에 갈등의 소지가 생긴다는 속설이 있대여~
그래서 일오재 뒷편 높은 돌축대 아래에 줄줄이 심어버렸다.
총 10그루~
2년생을 사다가 2년을 더 키웠으니 이젠 꽃을 보여줄만도 한데~

화분째로 엎어서 그대로 구덩이 파고 넣었다.
물 흠뻑 주고 발로 꾹꾹 밟았지.
다행히 삽질하다 돌은 안 나와서 땅파긴 좋았다.
얘들이 은근 생명력이 강하네…
겨우내 물을 제대로 안 줬는데도 살아남아 화분이 깨질 정도로 뿌리를 내렸더라.
화분 두 개를 삽으로 깼다. 안 그러면 뿌리가 엉켜 꺼내질 못할지경~

줄줄이 심어놓고 돌축대를 타고 올라가게끔 지지대도 만들어줘야지.
가지치기도 해주고 정리해가며 키우면 멋질겨!

등나무교실처럼 만들고 싶었지만 그 구조물을 누가 만들어줘야 말이지…
재주라곤 약에 쓸래도 없고 돈지랄을 떨고 싶지만 그게 되나~

심을 땅은 많고 많다.
밭농사를 반으로 줄이니 빈 땅에 전부 뭔가를 심어야 풀 관리가 되니까…
과실수부터 시작해서 오만 나무들을 다 심어놨다.
급기야 나무꾼이 묘목장에 가서 살 종류가 이젠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집에 다 있는거네~
그러면서 휙 장에 나온 묘목들을 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나…

그래도 뭔가를 자꾸 심고 싶은 나무꾼~
측백인지 편백인지 열 그루 더 갖다 심고 싶다는 걸 이번엔 산녀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있다.
지난번 스무 그루 심어서 달랑 9그루 살았거등…

오늘은 사철나무랑 삼색버들 삽목하고 등나무 10그루 심고
또 뭘 했더라…
식전에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 모종판에서 자라고 있는 작년 삽목둥이들을 큰 화분으로 싹 분갈이해줬다.
철쭉 꽃댕강나무 미선나무 개나리 황매화 삼색버들 사철나무 등등
여기저기 내다 심을 아이들도 줄세워 꺼내놓고
한바탕 정리를 해줬다.
이제 비닐하우스 일은 더워서 시원한 식전에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