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쑥국

산골통신 2025. 3. 31. 16:36

나무 몇 그루 심은 곳에 물 주고~
아쉬람터 연못에 아직도 떠있는 부레옥잠 사체들을 마저 건져냈다.

아기 물고기들이 엄청 많이 살더라~
큰애들은 역시나 눈에 안 띈다.
쟈들이라도 잘 살았으면 좋겠네!

당분간 은신처되라고 물가 수풀들은 냅뒀다. 곧 부레옥잠 서른포기 띄워줄거니까 기둘려라~
연못 주변 잡목들 톱으로 베어내고 삼색버들 웃자란 잔가지 이발 좀 해주고~
나무꾼이랑 둘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은 금방 가더라…
가지고 간 과자랑 음료랑 대충 새참 입가심하고~
지천으로 널려있는 쑥이 눈에 띄어 하나둘 뜯기 시작~
그럭저럭 춥도 덥도 않은 봄날~ 퍼질러앉아 쑥뜯기 괜찮지…
오후 시내 나갈 일정만 없었으면 해거름까지 쑥만 뜯었을기라~
아직 쑥이 보드랍고 어려서 뜯을 맛이 안 나는데 그래도 딱히 다른 일이 없어서 한참 뜯었다.

쑥을 다들 캐러간다고 하는데 쑥뿌리 약달여드실 일 있나… 쑥을 왜 캐냐구…
쑥은 잘 드는 칼로 싹싹 베어내고 뜯어야지!

달래냉이씀바귀는 뿌리까지 먹으니까 캐야하지만
쑥하고 춰나물 등등 봄 산나물들은 잎을 주 로 먹으니까 뜯어야 한다.

점심에 봄향기 그득한 쑥국 한냄비 끓여 잘 묵었다.
나무꾼은 두 그릇~
다시마 멸치 육수 내거나 아니면 된장 조금 풀어서 그 국물에 쑥을 한줌 그득 넣고 끓이면 쑥향이 끝내준다.

남은 쑥은 나무꾼 차에 실어주고~
쪽파 한 바구니 뽑아서 같이 실어줬다.
아직 만만한 나물거리가 안 나와서 더 실어줄게 없네…

지난 주말에는 손주 보느라 바빴다.
이놈이 지 엄마 없는걸 아는지 엄마찾아 가끔씩 칭얼거리더라.
그래도 놀아주고 안아주고 업어주고하니 금방 색색 웃는데 괜시리 맘이 짠하더라.
이놈 봐주려면 관절이 튼튼해야할텐데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