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해마다 이맘때면 하는 일~

산골통신 2025. 3. 28. 12:52

바로 아쉬람터 연못에서 겨우내 얼어죽어 둥둥 떠있는 부레옥잠 사체들 걷어내는 일이다.

부레옥잠이 아메리카에서 동남아로 건너갔을때는 꽃도 이쁘고해서 처음엔 신기하고 좋았겠지. 얘가 어마무시하고도 무지막지하게 번식하는 애인줄은 몰랐을겨!!!
악마의 식물이라고 한다는구만~ 족히 이해가 간다.
달랑 30포기 부레옥잠을 겨우내 온실에서 월동시켜 이듬해 봄에 띄운게 저 모냥 저 꼴이 되었다면 뉘 믿을꺼나~

올해도 한 서른 포기 정도 수반에 띄워 월동시키고 있는데 4월이나 5월 되어야 연못에 띄울 수 있겠다. 얘들이 추위를 억수로 싫어하더만.

완전 빽빽하게 뒤덮었다. 동남아와 달리 우리나라는 매서운 겨울 추위가 있어서 얘들이 감히 더이상은 번식을 못하는 것에 감사를 해야할 판이다.

시커먼 뿌리가 파뿌리 찜쪄먹을 정도다.
바다낚시에서 쓰는 뜰채와 레기라고 불리는 갈퀴를 가지고 번갈아가며 건져냈다.

연못가를 빙둘러 꺼내놓으니 검은 띠가 만들어진다.
얘들을 모아 나무나 밭에 거름으로 써도 좋은데 무게가 장난 아니다.

한 바퀴 돌며 가장자리만 걷어낸 모습이다.
아래는 두 바퀴 세 바퀴 돌아서야 나온 모습~

수북수북 쌓여가는 부레옥잠들~

사이사이 물고기들이 보인다.
여전히 큰놈들은 안 보이고 자잘한 애들만 열심히 돌아댕긴다.
아무래도 작년 재작년에 왜가리하고 백로시키들이 와서 죄다 잡아먹은게 틀림없으!
수달이란 놈도 의심스럽고… 산 아래 냇가에 산다고 하더만…
그리 큰 잉어들이 자연사로 죽었다면 물 위로 둥둥 떠야 한단말이지~ 단 한 마리도 안 떴거든~

네 번째 돌았을때 이 추위에 땀이 다 나는구만~
오늘 날씨가 갑작스레 추워져서 털모자를 쓰고 패딩잠바까지 걸치고 나왔는데 땀이
나도 옷을 벗을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날이 차가왔다.

오늘은 여기까지~
물고기들의 은신처도 필요하겠고 이정도만 치워도 보기싫지가 않아서리…

나중에 정 갈구치면 건져내기로 하고 이만 철수!
부레옥잠은 죽어도 썩어도 물에 둥둥 뜨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가라앉지가 않고 그 뿌리가 파뿌리 저리가라 할 정도로 무성하더라.

나중에 일하다 한가해지면 연못가 청소 좀 해줘야겠네.
뭔가를 가꾼다는 건 끊임없이 눈과 손이 가야한다는 거다.
그냥 두면 원시 상태로 돌아간다.

오늘은 오늘의 밥값을 했당!
밥무러 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