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뭔 날이냐?!
산골통신
2021. 9. 6. 20:14
첨에는 간단하게 큰 풀만 치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전체를 다 해치운겨...
뭐 하다보면 일 이렇게 되는 건 일상이여!!!
수양벚나무 다섯 그루가 있는데 어따 심느냐로 궁리 꽤나 하고 있었지비...
그러다 밭 둘레 울타리 삼아 심은 황매화덤불이랑 모감주나무가 뭔일인지 죽었더라고...
그래서 그 자리를 정리하고 수양벚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
잘 자라는 애들이니까 몇년 지나면 보기 좋게 클겨...
오늘은 모더나 2차 맞는 날...
시내 병원가서 나무꾼이랑 맞고 왔다.
오늘 하루 내일 한 사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란다...
음... 쉬긴 쉬어야 하는데...
고추밭 물 줘야 하는디... 그걸 까묵었는디...
우짜까 저짜까 궁리를 하다가 에라이 몰것다!
어차피 주사 맞은거 좀은 아플거 아녀?!
이래 아프나 저래 아프나 일 좀 더 한다고 더 아프진 않을겨...
물 주는 게 힘든 일도 아니고...
해서 눈 딱감고 산밭 고추밭 비닐하우스 물 주러 올라갔다~
물 한참 주는데...
얼레리?! 쟈가 누구냐?! 독사 아녀?!
얼른 뛰가서 그놈 잡아족치고 괭이에 걸어서 하우스 밖 언덕에 땅 파서 묻어줬다.
야 이놈아~ 여그는 내 영역이여!!!
아마 이 놈이 전에 세물째 고추 딸 적에 발견했다가 놓친 놈인가?!
좀더 큰가? 모르겠네...
잡을때 뭐 조그만 꼬리 하나 봤지 싶은데 놓쳐서 넘어가고
마저 물 열심히 주고 있는데...
후다다 뭐가 달아난다...
유혈목이다.
마침 괭이도 안 들었고 손에 쥐고 있는건 물 주는 호스 뿐이라...
냅다 그 호스로 후려쳐 잡았네!
그놈도 먼저놈 묻은데다 파묻어줬다.
에잉~ 오늘 연달아 두 마리 잡았네~
이런 경우는 없었는디...
희한하지... 종류가 다른 뱀 두 마리가 같이 있었어...
둘이 놀고 있었나?!
뭐 여튼...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푹 쉬라 했는디...
별 일을 다 했네그랴...
저 아래 보뜰 논에 벼들이 서서히 고개를 숙인다.
그 모진 폭염과 징한 빗속에서도 이삭이 패고 여물어가네...
봉덕이는 저 자리가 맘에 드나보다. 이 산 저 산 뛰노는 것도 이젠 심상한지 저러고 앉아있더라...
오늘은 봉숭아 물들이는 날~
봉숭아도 끝물이라 마저 다 땄다.
이따 자기 전에 칭칭 쳐매고 자야지.
김장배추밭에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 여쭙는다.
벌레들을 잡아족쳐야 하거든!
오늘도 배추꼬갱이 안에 들앉아 파먹는 못된 벌레 두 마리 집어내어 죽이고
까만 풍댕이같은 놈 수십마리 잡아죽였다.
아무래도 이거 약을 쳐야 하나... 고민일세~
알타리무 싹이 일제히 텃고
쪽파 싹도 드문드문 올라왔다.
고수는 아직이고~
무싹도 잘 났고 그만하면...
오늘 또 비가 온다니 쟈들 잘 자랄까 참 걱정이다...
이웃 아지매네 고추밭 다 뽑았더라! 작년 우리짝 난거지 뭐~
병이 한번 들이닥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날이 습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견디는데 이렇게 가을장마가 오면 당해내질 못한다.
들깨가 꽃이 핀다. 들깻잎을 어여 따야하는데 맘이 급하네...
일년 먹을 깻잎장아찌를 담아야 하는데 언제 하나...
뭐 그래도 내일 모레까지는 놀거다...
라고 생각은 하지마는...
내일 되어봐야 한다.
놀지 일 빡시게 할지...
늘 장담 못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