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차이브 파종

산골통신 2019. 7. 15. 14:07

 

 

 

 

 

 

씨앗을 받아놓았다가 파일피일

다른 일 하느라 눈길도 못 주다가 오늘 아침 비가 살짝 뿌리고 날이 흐리길래

 

딱히 다른 일 할 것이 없어...

잘됐다. 그간 받아놓은 씨앗들이나 갈무리하고 뿌릴 건 뿌리자 했다.

 

대파 씨앗은 돌담벼락 밑에 줄 몇개 긋고 뿌리고 흙으로 살짝 덮고

차이브 씨앗은 하나라도 날라갈 새라 고이고이 담아들고

검부지기까지 통채로 담아서 밭으로 갔다.

 

도라지밭 조금 캐먹고 난 빈 자리에 호미로 줄 대여섯 개 긋고 줄줄이 뿌린 다음

흙을 살살 덮어주고

씨앗 갈무리하면서 나온 검부지기 말하자면 씨방 껍데기들~을

수북수북 이불 덮듯 덮어주었다.

 

그러고도 조금 남아 전에 수반 겸용으로 쓰던 기다란 화분 하나 꺼내서 흙담아

거기도 세 줄 그어 줄줄이 뿌려두었다.

여기는 검부지기가 없으니 왕겨라도 갖다 덮어줘야지.

오늘 파종한 차이브들은 차이브꽃길 만들 때 쓸 아이들이다.

 

늦자란 상추 모종 9개 마저 갖다 빈 자리에 모들구고

오며가며 눈에 띄는 잡풀들 뽑아내고 긁어내고

 

정구지 시들시들한 놈들 싹 베어 담아갖고 들어왔다.

이리저리 다듬으면 먹을 거 나오지 싶다.

정구지는 가끔 베어줘야 연한 놈들이 계속해서 자라고 꽃대가 안 올라온다.

 

올 가을에는 뿌리채 캐어 다른 곳에 밭 하나 장만해야겠다.

정구지는 한 곳에 오래 살면 덩치만 커지고 잎이 가늘어지고 잘 안 자라더라구.

2년에 한 번씩 캐서 옮겨 심으면서 포기 나누기를 하면 좋더라.

 

생전 할매가 정구지 뿌리를 캐서 반 이상 버리시길래 깜짝 놀라

주섬주섬 주워다 산밭에 갖다 심은 적이 있었지 ㅎㅎㅎ

그땐 그 이유를 듣고도 깨닫지를 못했더랬어.

 

케일인줄 알고 모종 사다 심었던 애들이 자라고 보니 양배추더라~

하이고야...

나무꾼이 그 사실을 알고 반색을 하네!

케일보다는 양배추쌈이 좋다고!!! ㅎㅎ

 

고수 씨앗들은 방망이로 타작을 해도 잘 안 떨어진다. 좀더 말라야되겠네.

 

삼동추씨앗은 김장 무 배추밭 장만할 때 여기저기 빈 자리에 훌훌 뿌리면 된다.

 

봄 작물 거두고 씨앗 갈무리하고... 지금은 그런 철이다.

조금 쉬었다가 가을 작물 시작해야지.

 

무 배추 쪽파 양파 마늘순으로 가을 농사가 시작된다.

 

좀 있으면 빨간 고추 따고 말리느라 분주하겠지...

세월은 그럭저럭 그러느라 가고 또 간다...

 

생전 할배가 심고 가꾸시던 할배 꽃밭에는 아직도 몇 가지 꽃들이 남아 피고지고 한다.

자주달개비 그리고 아직도 이름모를 하얀 꽃덤불

난초라 부르던 분홍상사화 옥잠화 원추리 참나리

그리고 할매가 할배 꽃농사가 맘에 안 들어 심으신 석류나무가 무성해지고...

호두나무와 감나무가 자라고 있다.

 

피고지고 늘 한결같이 그러하다...

사람의 삶도 그러하듯 살아가고 죽고 하는 거겠지...

 

마당 방티 연못 수련이 사흘을 온전히 피고 오므리고 하더니

오늘 아침에 보니 서서히 물에 잠기더라...

어김없어...

 

윗 사진 3장은 오늘 아침 모습이고

아래 사진 3장은 오후 3시 무렵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