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마당 파뒤집기~

산골통신 2019. 3. 11. 18:48

 

 

 

 

 

 

 

언제적인가 꽃범의꼬리라는 꽃 열 포기를 심었더랬어.

마루 큰 창 앞에 줄줄이 심었지. 꽃이 무리지어 피면 이쁘더라구~

 

근데 이 꽃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장점이자 단점...

사방팔방으로 수십 수백 수천~ 자가발전?! 자가복제?! 확대재생산을 해나가더라고...

미처 말릴 새도 없이 얘들이 마당 한켠을 차지하고 점점 번져가기 시작했어.

뭐 그래도 딱히 마당에 갈구치는 게 없으니 꽃이나 보자 하면서 냅뒀는데...

 

어느날 보니 옥잠화 무더기 한가운데에도 척하니 쳐들어가 자라고 있고

참나리들이 얘들 등쌀에 하나둘 사라지더라고...

아이쿠 안되겠다싶어

삽으로 파서 여기저기 풀나면 곤란한 곳에 갖다 심었지.

그래도 그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다시 원상복구~ 이 뭔 난리...

 

오늘 그예 얘들을 마당에서 퇴출하기로 작심!!!

화분에서만 키우기로!!!

싸그리 캐내었다.

이따만한 화분 그득~ 그득첬다.

저걸 어따 갖다 심느냐는건 걱정 안 해도 된다.

심을 노동이 걱정이지 공간은 널리고 쌔부렀으니께~

 

그 와중에 삼잎국화 댓무더기랑 참나물 번져온 것들 섬초롱 번진 것들 쑥부쟁이가 또 있더라 세상에~

죄다 종류별로 캐서 이사시키고

창 아래 꽃밭에는 참나리들만 옹기종기 살게 다독거려줬다.

작년에 씨가 떨어진 것들이 싹이 터서 촉을 내밀고 있더라구~

 

앞으로 창 앞엔 참나리들만 뵈게 해야겠어!!!

마루문 앞에는 이따만한 삽으로도 못 캐낼 옥잠화 한 무더기가 살고 있는데

뭐 얘는 냅둬야지 뭐... 이거 못 캐!!!

 

텃밭에는 삼동추가 한창 맛나게 자라올라오고

쪽파가 통통하니 이쁘다.

정구지가 검보라빛 싹을 내밀었는데 얘들도 좀 캐서 정리해줘야하지 않을까싶네...

이웃 아지매는 키가 균일하게 크라고 이맘때면 가위로 이발을 시켜주더라고 ㅎㅎ

당귀 잎이 돋고

조선파들이 살이 올랐다.

장에서 사다 심어서 씨를 받은 대파들은 아직도 시들시들인데...

역시 토종이 강한가보다.

 

달래가 여기저기 돋아서 한 바구니 캤는데

달래밭을 만드려니 씨앗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기존 작은 달래밭을 해쳐모여 해서 다시 크게 만들까...

궁리를 더 해봐야겠다.

 

오늘도 밭정리하다가 이차저차 캔 냉이들이 한 바구니 그득이다~

이거 또 한참 다듬어야겠네~

 

원추리들도 번식력이 어마무시해서 벌써 두 군데 자리를 차지하고 안 내준다...

저거 걍 냅뒀다간 꽃밭을 다 차지할거라~

참 희한한 게 내는 저기다 두어 뿌리만 갖다 묻었더랬어...

근데 시방 수십포기로 늘어나버린겨~

우짤겨!!!

니들도 저어기 산밭으로 가자!!! 안되것어!!!

그짝 너른데 가서 맘 편히 식구 늘리고 사셔!!!

 

마당 정리하다 썩은 참나무 통가리를 들어올리니 아이구야~

도룡뇽 두 마리가 들앉아있네그랴...

하이구~

폰을 꺼내 찍으려는 사이 한 놈 어디 가버렸고

한놈 찍으려니 땅 색깔하고 같아서 당췌 뭐가 뭔지 카메라로는 안 보여...

냉큼 잡아올려 찍는다고 했는데 아이쿠야~

밑에 짤렸네 ㅎㅎ

요놈들이 마당 방티연못에다 알을 낳고 거기서 태어난 놈들이구낭~

곧 또 알을 낳겠군~

 

똘망이가 아침나절에 참새 한 마리 사냥했는지 그놈을 갖고 한나절 내내 마당에서 놀더라...

지금은 어제 놓친 까치 잡으려나 나무밑 항아리 위에 올라앉아 대기하고 있다...

 

일만 하라고 있는 봄이 아닌데

항상 보면 일만 하고 있다...

 

내일은 또 뭔 일을 찾아 할라노...

이건 중증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