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어둑한 봄날~
미세먼지가 장난 아닐세~ 햇살이 안 뵈여~ 낮이 어두워...
나무꾼은 목이 매캐하다고 오늘은 바깥일 하지 말자면서 들어가버리네...
그럽세~ 하고 따라 들어가
인형알바 다시 하래서 눈물머금고 다시 하는디...
도무지 컴 앞에 앉아배길 수가 없는기라|
뭐뭐 해야할 일이 있는데 그걸 해야하는디...
눈에 일이 삼삼하야...
대충 알바일 처리해놓고 중무장하고 나간다~
산골사람들 미세먼지고 뭐고 신경 쓸 새 없이 감자밭 마늘 양파밭에서 산다.
어디 농사 일거리가 미세먼지 있다고 없어지고 미뤄지나~
오늘은 거름터미를 쑤석거려 이것저것 뒤섞어 뿌려야하는데 여엉 일 발동이 안 걸리네~
일단 마당 샘가 물 호스 길게 길게 연결하고
중간에 깨져서 보강수선하고~ 이제 호스 새는 거 땜빵하는 건 도가 텄다!
겨우내 모은 삭힌 오줌통들하고
아궁이 재하고 정미기에서 방아찧을 때 나오는 왕겨랑 당가루랑
기존 거름에다가 죄 부어 섞어서 천막으로 덮어놓으면 발효가 될게야~
깻묵이 있으면 좋지만 뭐 비싸니 냅두고 내년에나 해보고
자잘한 밭이 많으니 거름도 쏠쏠하게 들어간다.
대충 준비작업만 해놓고 쪽파밭 풀 뽑으러가니
에고야~ 한숨만 나오네...
풀이 더 많아라~
저녁 먹을만치 쪽파 한줌 뽑고 헛고랑 냉이 좀 캐고~
닭집에 들러 달걀 열댓개 꺼내오고
한 놈이 알을 품고 있어서 막 쪼아대네~
요놈! 암팡지게 알을 품겠구나~ 싶어 오늘 낳은 알을 넣어줬다.
옛다! 그 가짜알 품고 있지말고 여그 진짜알 줄게!
작년 여름에 깐 병아리들 중 수탉이 서너마리 나올 모양이다. 꼬라지가 장닭이여|
작년 봄에 나온 병아리들 중 아홉마리 수탉들은 작은 닭집으로 격리 이사시켰는디...
올해는 몇 놈이나 나올라나~
어제는 아 글씨 일하는데 땀이 나더라~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가며 일을 했다.
아직 음력으로 정월이고 내일이 겨우 경칩이여!!!
반팔에 덥다고 선풍기를 꺼내놓았다!!!
이 무심 일?!?!
아~
글고 아무리 삭힌 오줌이라 하지만~ 냄새 주기네~ ㅠㅠ
오늘은 미세먼지도 씻어낼겸~
목구멍에 기름칠 좀 해야쓰것네~
쪽파전에 막걸리에~ 도토리묵에 등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