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힌 안경찾기~
유월 칠월 매실 딸 때
비가 와서 잠깐 안경을 벗어 머리 위에 얹어놓고 까묵은 그 잠깐새...
안경이 없어졌더랬다.
알아차린 뒤 얼매나 찾아헤맸는지...
그 다음날 다음날에도...
틈만 나면 가서 나무작대기로 풀섶과 가지를 뒤적뒤적~
오늘 방금 찾았다!
너무 어이없게도 나뭇가지에 척하니 걸려있더라.
툭 치면 떨어질 그런 여리여리한 작은 가지에
무심코
나무꾼이 풀을 깍았다길래 안경이 혹시라도 무사히 있으려나...
가봤지.
나무꾼은 예초기 칼날에 산산조각나서 튕겨나갔을거라고 포기하라고 했지만
산녀는 그 비싼 다촛점안경을 어찌 포기해... 하면서
유심무심~
풀을 깎았으니까 혹시 몰라... 이럼서 올라갔지...
여기였던가 저 나무였나... 이 언저리였는데...
하며 나무와 밑을 둘레둘레 가던 중...
이 뭐야???!!!
저리 태연하게 걸려있으면... 나 무안해지잖아...
너무 기맥히서 아무도 안 믿어줄거다 싶어 얼릉 사진부터 찍었네...
너무나도 쉽게 찾은 안경...
그간 저 자리에 있었을텐데 무성한 매실잎에 가려져서 안 띄었었나보다.
얼매나 다행인지...
그동안 눈뜬 봉사신세라 싼 안경 하나 맞춰서 쓰고 댕겼는데
이제 살았다!!!
도시장정들은 산밭 연못에 떡밥을 넣어 어항이랑 통발 던져놓고
기대고대하며 일하러 갔고
산녀는 비빔밥 재료 한바탕 요리조리하야 바구니 그득 담아들고
일하는 도시장정들 새참겸 점심 날라다 줬다.
뭐 장봐서 할 건 없고
삼동추 무생채 무치고 애호박 채썰어볶고 표고버섯 양파랑 들들 볶고
고추장 된장 양념장 맹글고
계란 후라이 이쁘게 해담고
구은 김이랑 참기름
금방 한 밥 한통 담고 시레기국이랄 해서 바구니 무겁게 들고 올라갔다.
여럿이 같이 일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오늘은 각자 맡은 일을 한다.
참 날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