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들깨만세~
저 얼마 안 되는 밭에 들깨모종을 다 했다.
장장 5일 걸렸다. 저건 꼬박 하루 일거리인데...
손님치르고 어쩌고 폭우 오고 어쩌고 하다보니 오늘에사 끝냈네.
닭들 뛰놀라고 닭운동장으로 울타리 둘러쳐 막은 밭인데
어찌하다보니 들깨 심을 밭이 없어서리
닭들 출입을 막고 풀 정리해서 들깨모종을 해버렸다.
졸지에 지들 놀이터를 뺏긴 닭들 어리둥절~ 난리가 나고...
어찌해서든 울타리 너머로 겨들어오려고 기를 써보나 될리가 없지...
남은 들깻모종을 상추밭 상추대궁들 정리하고 군데군데 깻잎용으로 심어두고
강낭콩 곧 거둘 거니까 사이사이 빈 자리에 심어두고
그래도 남은 모종들은 그대로 키웠다가 깻잎나물 해묵고
빈 자리엔 대파 모종을 할거다.
내년엔 텃밭 식구들 대대적인 교통정리 겸 이사를 시킬건데
정구지를 앞 쪽으로 캐옮기고
취나물 곤드레 등등은 산밭으로 귀양보내고
방아도 몇 번 안 따먹고 자리만 차지하니 구석탱이로 보내버리고
아욱은 언제 한 번 심었다가 계속 해마다 텃밭 여기저기 나는 바람에 잘 먹긴 한다만... 꽃대 올라오면서부터는 성가셔서 갸들도 정리를 해줘야겠다.
자주 먹고 잘 먹는 애들을 앞 쪽 눈에 잘 띄는 곳으로 대거 옮겨심고
한 철만 먹고 마는 애들은 한 짝으로 옮겨줘야겠다.
얼가리 배추와 열무 시금치 쑥갓 자리를 고정적으로 배정해주고
각종 쌈채소 자리를 집 가까이로~
도라지를 올 가을에 씨를 받은 다음 모두 캐서
산밭에 옮겨줘야겠다.
그러면 그 자리엔 뭘 심나...
8월중순 경 쪽파와 김장용 무 배추 심어야 하니
밭을 비워둬야 하고
이래서 작물 교통정리를 잘 못하면 이런저런 낭패를 만난다.
산밭 연못엔 새끼뱀 한 마리 유유히 해엄쳐 다니고
사람 기척 나니 저짝 기슭으로 가버리네~
이 놈이 여기 사는 개구리들 다 잡아묵었나보다.
그 많던 참개구리들 하나도 안 보여...
그러면 붕어들도 이놈이 잡아묵었으려나?
비닐하우스 고추밭골에 물 좀 주고
내려왔다.
요새는 그다지 할 일이 없다.
풀 뽑는 일이 전부다...
이웃들은 비 오기 전 약 치고
비 온 뒤 약 치느라 바쁘더라.
우리는 단 한 번도 약을 친 일이 없는데
다른 건 몰라도 고추가 어떨란지 모르겠네...
드문드문 병든 게 눈에 띄는데...
저 들깨밭에서 들깨가 얼마나 수확이 되려나...
두 말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