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도모터가
얼어터지기 직전 기사회생하다...
3박4일간 산골을 떠나 도시볼일을 보고 온 뒤...
아이 추워를 연발하며 얼렁 집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안부를 여쭈었지...
닭집 물은 땡땡~
가장자리 대낮 햇살에 녹은 부분을 부리로 쪼아먹은 흔적이 보이고...
뜨거운 물을 한 주전자 받아다 녹여주려고 부엌 물을 틀어보니
에헤라~ 데야!!!
안 나오네!!!
기겁을 하고 소리소리 질러가며 뛰쳐나가 수도모터를 열어보니
열선이 안 꽂혀져 있네!!!
이 무신 기맥힌 일인고!!!
나무꾼에게 물으니 여름에 불필요하다고 뽑아놓았다네~
흐이구야... 그럼 겨울 오면 다시 꽂아놨어야지 ㅠㅠㅠ
급하게 할매집으로 뛰가~
물을 틀어보니 다행히 나오긴 하네~
후딱 화장실 뛰가~ 보니...
맨눈으로 봐도 얼어터졌네!!!
세면대와 욕조 수도꼭지에 고드름이 달렸네...
양변기 안은 얼음이고...
저 화장실 지은 놈!!!
욕 바가지로 먹어도 된다~
뭔넘의 화장실 수도선을 외벽 밖으로 붙여놓고
벽이음새 틈으로 하늘이 보이냐 그래...
지금은 저세상으로 갔다는데
그래도 이맘때 겨울이면 산녀한테 욕 억수로 얻어잡숫는다!!!
제삿밥 대신이유!!!
저지랄로 지어놓은 화장실 때문에 생전 할매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ㅠㅠ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
하지만 후손 주인이 없네 ㅠㅠ 뉘 할꼬...
당장 급한 울집 수도모터는 우째야 하나~
가스난로를 가져다 왕창 틀고
열선 다시 꼽고 기다린다!!!
지금 이 시각 와줄 설비업체 아저씨는 없다!!!
산골살면 맘씨좋고 기술좋은 설비업체 사장님 몇 분은 필수적으로 사귀어놓아야 한다!!! 이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쇄뇌를 시켜도 될 일이다!!!
설비업체 사장이 가르쳐준대로 가스난로로 뎁히고 열선꽂아놓으니
몇시간 걸린다던게 단 수십분 만에 얼었던 모터가 녹았다!!!
물이 콸콸~ 쏟아진다!!!
오메 워메 반가운거!!!
이제 됐다! 어제그제 한파에 살짝 얼었나벼!
집도 비어서 물 쓰는 이도 없고 그러니 얼었지!!!
이럴때를 대비해 열선을 감고 꽂아놓은건데 ㅠㅠㅠ
뭐 여튼 물은 나오고...
밥은 해먹을 수 있었다~
난또 밥하려고 바가지에 쌀 담아서 할매집으로 가려했는데 ㅎㅎㅎ
사람이 물이 있어야 하고 길이 있어야 하고
밥이 있어야 하느니~
자고로 물 막고 길 막고 밥 안 주면 그 사람은 잘 안 된다켔어!!!
다행히 밥을 해먹고 씻고 나니 허허허~
웃음이 나와 실실 쪼개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