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 다실거리 용용이~
"할배 용용이로 좋겠네~"
이 말을 이해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그러고도 왜 용용이라 하는지 그 까닭은 아직도 모른다.
가끔 이 단어를 들었는데
산골 아지매 할매들이 할배 용용이 할꺼라면서 가져가시거나
며느리들이 간혹 챙겨가는 걸 봤는데
이 지역말로 군입다실거리 간식거리를 그리 칭하는 거라고 그냥 막연히 알고만 있었다.
요즘
우리가 간간이 하고 있는 일거리가
이 군입다실거리~
두 내외 용용이 마련이다.
감또개랑 산국차랑 이런저런 말려서 달여마실 차거리~
겨우내 아랫목 구들장지고 앉아 심심한 입 달랠 그런 거리를 장만하고 있다.
어느새 모르게 우리가 그러고 있더라는 뭐 그런 이야그...
요즘 나무꾼이 산국차와 감또개 등등 말릴거리에 들이는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평소 그런 일들에 신경을 쓴 사람 같았으면 이리 놀래지도 않는다...
산국차 바구니와 감또개 잠방들을
아침저녁으로 덮어주고 널어주고 산녀가 시키지도 않은 그런 일을 알아서 찾아 하더라는...
그리고 밤이슬 안 맞게~
들냥이들 발길 못 닿게 처마 밑으로 들여놓고 장독대 안쪽으로 들여놓고
빨래건조대 위를 평평하게 펴서 잠방을 곶추 바로 놓고... 등등...
신통방통하게 일처리를 자알 해놓았더라는 그런 이야그...
이제 하루 해가 눈에 띄게 짧아지고 금새 어둠이 내려 서둘러 밤을 준비해야한다.
입동이 얼마 안 남았다.
겨울 채비를 단디 해야한다.
아궁이 둘 넉넉히 들이땔 나무들도 차곡차곡 쟁여놔야하고
겨우내 부족한 채소들~ 특히 시레기 우거지 등등...
넉넉히 장만해놔야한다.
영하온도로 떨어지기 전에 무 뽑아서 시레기 해널고 무 저장해놓고...
김장 채비 하고...
곧 이어 콩삶아 메주 쑤어 달고...
청국장 띄우고...
어김없이 그런 계절이 돌아왔다...
오늘 꼬마 유리병을 열 개 사왔다.
딱 산국차 한줌 들어갈 정도의 용량 병인데
더 작은 크기는 없어서 요걸로 사왔다.
말려놓은 산국차를 병마다 담으니 다섯 개 겨우 채웠네~
말리기는 억수로 많이 말렸는데 정작 양은 별로 안 되어~
그래도 이거 한 사람이 한 일년 다문다문 차 우려 마실 정도의 양이다.
무시할 양은 아니여~~ 절대!!!
지금 말리고 있는 산국차 다 마르거든 마저 채워넣어야지.
다음에 친구들 만날때 모임에 가져갈 것 들이다.
여기저기 하도 자랑을 해놨으니~ 그들 입 막을 용도 ㅎㅎ
오늘은 바람이 억수로 불어제낀다.
춥더라...
낙엽이 우르르... 길가에 휘몰아쳐 날라댕긴다.
어여어여 용용이를 고루고루 넉넉히 장만해두고...
겨울 맞이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