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참 깨!!!
연사흘 추적추적 부슬비가 내린다...
도시처자 장정들이 엄한데로 여행을 안 가고
하필!!!
여그 산골짝으로 집합해버리는 바람에...
강원도 바닷가로 가라고 한사코 극구만류를 했건마는...
간다고 하길래 속으로 안심씩이나 했건마는...
비는 오구요~ 농사일은 딱히 할게 없구요~
덥기는 오살나게 징하게 덥구요~
모여서 타령이~
먹는거라...
회 먹으러 가자~
순대국밥 묵으러 가자~
여기 가자 저기 가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인간들이 많으니 안 그래도 좁은 집구석이 더 좁아~
그래도 사람사는 소리가 들리니 활기가 있어 좋더라!
그래도 비가 온 덕분에 오붓하게 휴가아닌 휴가를 즐겼네!
이게 휴가지 별게 다 휴가냐~
꼭 어데를 가야하냐!!!
쉬는 만치 쉰다음
오늘도 비가 오길래...
참깨 찌러 가자! 선동을 하야~
낫을 쓱쓱 갈아 끈뭉치 하고 천막 있는대로 들고 올라갔다.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놨으니 비오는 날 일하긴 안성맞춤!!!
대낮에 더워 일 못하는데 날 흐리고 비오니
딴일 못 하고 비닐하우스일이나 해야지!!!
낫으로 쓱쓱 베어넘겨 천막에 그득그득 쌓아놓고
끈으로 한아름씩 묶어
세다발을 같이 모아 묶으면
삼발이 이론대로 척 세워놓으면 안 자빠진다.
한쪽에선 묶고
한쪽에선 가지런히 모아주고
한쪽에선 날라다 척척 세우고~
분업을 하니 좋네!!!
밖엔 비가 억수로 퍼붓고
땀은 줄줄이 수건에서 물이 흐르고...
참깻단은 미끄러워 자꾸 삐져나가고~
누가 참기름아니랄까봐~ ㅎㅎㅎ
그래도 다 해치우고
션한 물 한 모금 들이키니 세상 살것더라~
커피드립해서 한잔씩 하니
호강하네~
소나무숲 아래 그늘에 앉아
연한 커피 한 잔 들고 머금으니
비와 땀에 젖어 축축했던 몸이 따뜻해져온다...
그래 이런거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