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춥다
산골통신
2015. 12. 17. 17:15
닭집 물이 진즉 얼었다.
병아리들 우짜냐...
열선을 꺼내놓았다. 전기선을 더 긴 것을 갖고 와야겠네...
뭐 야들은 얼음도 그 부리로 쪼아먹더마는...
이 추운데 고집센 암탉은 알을 줄기차게 품더니만 병아리 세마리를 까놓았다.
쟈들 추워 우짜냐...
알 열개를 품은 모양인데 일곱개는 썩알된 것 같고
엄마닭 둥지를 나온 틈에 얼렁 꺼내서 고추밭고랑에 묻어버렸다.
고집불통인 엄마닭이 그 알들 포기못하고 계속 품느라 갓 태어난 병아리 세마리를 돌보지 않으니까...
날이 이리 추운데도 알을 참 열심히 낳는다.
들냥이들은 숫자가 확 줄었다.
어느집에서 쥐약을 놓았나... 대여섯 마리에서 두어 마리로
쥐잡을 목적으로 놓은 쥐약이 애꽂은 고양이들 몰살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님 고양이가 목적인가?
그럴수도 있겠다...
날이 추워서 뭐 다른 일은 손도 못 대고 발 동동거리며 집으로 들어왔다.
며칠전 얻어걸린 독감에 맥을 못 추고 자리보전 신세인지라...
아... 이게 독감이란 것이구나... 라는 걸 절절이 체험중이다.
사람이 이래 죽을 수도 있구나... 라는 걸 온몸으로
해가 서산으로 넘어간다.
오늘 사람구경 하나도 못했다.
지나가는 차도 없더라...
다들 이 겨울 뭐하며 시간들 죽일까?
가만 서산 해넘어간 산자락 희미한 노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 서서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