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벌써 군불때는 계절이...

산골통신 2015. 9. 30. 21:17

아침저녁 서늘하다못해 춥다...
오늘 드뎌 아궁이 군불 때기 시작...




아궁이 앞을 대강 설거지하고 퍼질러앉아 불을 때기 시작하니

그간 비어있던 아궁이 속에서 살던 군식구들이 줄줄이 기어나오기 시작하네~

다리긴 거미들이 아주 난리가 났고~  이름모를 곤충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야들아.. 여그는 이제부터 위험구역이여!  정신들 차려라!!!


낮 햇살은 따갑고 때로 덥기도 하지만 아침저녁 해가 없을땐 마구마구 춥더라...

긴팔 꺼내입고 창문들 서둘러 닫아야 할 철이다.


그냥 편하게 퍼질러앉아 부지깽이로 불을 들쑤셔가며 땐다.

작년에 마련해놓은 참나무장작이 있어 불때긴 참 좋네~

올해도 늦지않게 내년에 쓸 장작을 마련해둬야겠지?


나무꾼이 이름이 허명이 되지않게 애쓴다했으니 올해는 기대를 해보련다.



끝물 고추를 따내고 

달구새끼들 돌봐주고 

호박덤불 뒤적거려 벌레먹은 호박들 가려따서 닭집에 던져주고

할매할배 산소 가는 길에 단감나무 몇개 따먹고 떨어진 놈들 한 바구니 줏어와 이것도 닭집에 부어준다.

달구새끼들 좋다하고 날개짓까지 하며 달려드네...


가을은 가을이다.

이웃 콩밭에 허리굽은 할매 전동차 길가에 세워놓고 일하신다.

슬슬 콩도 거둘 시기가 되었구나...

들깨도 여물어가고... 논에 벼도 한참 누렇게 익어가니.. 뉘 뭐라할 수 없는 가을이네,..


내일 비가 오려나... 마음까지 우중충하다...

마음좀 뎁히려고 장작 한아름 안아다 아궁이 앞에 앉았다...

몸이 더워지면 맘도 데워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