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고~~~
늘 뭐가 이리 바빴나 몰것다요...
아침나절에 달구새끼들 준다고 무시레기 푹푹 삶아놓고~
점심나절에 쌀방아찧다가 뒷집 김장한다고 붙잡혀가~ 거기 거들면서 막걸리축내다가~
다시 돌아와 방아 마저 찧다가... 하루해 다 보냈다요...
마늘씨 다 또개고 난 대궁들 몽땅 아궁이에 처넣고 팍팍 땠다.
잡동사니 검부지기 쓰레기까정 몽땅 처넣어 때버리니 속이 다 션하더라.
이노무 달구들이 나물을 주면 걍 잘 먹어줘야지~ 대충 쫘먹고는 내버리고 빠대버리더라고...
그래서 몽땅 푹푹 삶아서 당가루랑 섞어주니... 지들이 어쩔껴... 다 무야지~ ㅎㅎ
아궁이 앞에 부지깽이 쑤시며 퍼질러 앉아있으면 세상 맘이 편하다.
나중에 재를 끌어내다가 정구지밭에 부어줘야지...
오늘 찹쌀 멥쌀 합 400키로를 찧어야했다.
그동안 보내준다 보내준다 말만 줄창 하다가... 이제사 겨우 햅쌀 첫 방아를 찧는다.
동네 하나뿐인 콤바인 쥔장이 우리건 허구헌날 해마다 제일 늦게 베주니 우짜라고...
항의를 해볼까 싶어도... 별 수 없다. 그들도 바빠죽는걸... 다들 지들거 빨리 해달라고 성화를 대는데...
우리만이라도 재촉은 말아야지싶기도 하다.
한참을 찧고 있는데...
뒷집 오라비 얼렁 오라고 야단이다.
뭘 먹고 하라고 막 시늉을 하고 가는데... 방아기계 소리에 뭐가 들려야지...
흰찹쌀 현미찹쌀 흰멥쌀 현미멥쌀~ 골고루 다 찧는다.
0분도에서 10분도까정~ 원래 13분도까지 있는데 거기까진 안 찧어준다. 왜냐문 쌀이 너무 허얘지걸랑...
너무 흰쌀은 맛없고 영양가도 없걸랑... 해달라고 해도 안 해준다~ ㅎㅎ 내맘이다.
일단 요거찧어놓고 뒷집 김장하는데 쪼차가서 막걸리부터 사발째 들이켰다.
수육이 한쪽에서 끓고~ 한짝에서 양념 만들고 버무리고~ 한짝에선 배추 씻어건지고 막 야단이드라,,,
저렇게 달랑 김치 버무린거갖고 밥묵고 막걸리 펐다.
걍 손구락으로 쭉쭉 찢어묵었다.
사진은 더 찍었는데~ 초상권땜시 못 올린다~ ㅎㅎ
걍 마당에 퍼질러앉아 먹고 마시고~~
배를 채운다음에 김장버무리기를 시작했다.
배추 140포기~
까짓 그거야 얼마 안 되는 양인데...
앞집 뒷집 저짝집 아지매들 모두모두 모여... 으쌰으쌰... 두어 시간만에 다 끝내버렸다.
막걸리 마신 힘을 빌어... 그 술기운으로...
쌀방아를 마저 찧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