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닭닭닭닭~~~
도시 마트에서 사먹는 달걀은 맛없다.
닭고기는 더 맛없다.
할매의 닭과 달걀에 길들여진 입맛은 당췌 이 도시 마트의 달걀 맛에 익숙해지지 않았고
아무리 맛있는 닭요리를 해도 그 맛이 안 났다.
그리하야...
산골동네를 한바퀴 휘이... 돌아 닭장순례를 나갔더랬다.
아지매~~ 닭좀 주소! 많네... 몇마리만 키우게 팔아요...
세상에...
단 한 집도... 단 한 마리도 안 주는겨...
다니러오는 아들 줘야한댜...
사위 잡아줘야한댜... 알내먹어야한댜...
결국 동네에서 쉽게 구하고자 했던 어슬픈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오일장에 닭전에 가서 구해왔다.
날이 꼬치같이 춥던 날... 하필... ㅠㅠ
아침일찍 이웃 오라비 대동하고...
토종닭 미종닭 반종닭 오골계...
골고루 다 있더라.
저번 장엔 토종닭이 없었더랬는데... 오늘은 있다네...
장닭1마리와 암탉4마리 데려왔다.
닭구하려고 동동거리는 선녀가 안쓰러웠나...
이웃 오라비가 당신집에서 키우는 오골계8마리를 넘겨주시더라... 토종닭 2마리랑...
해서 닭부자됐다.
닭장은 진작에 말끔히 치워놨겠다.
어여 니들 이사가자! 집 좋아!!!
먹을 것도 많아!!!
알뜰살뜰 닭집을 돌봐주고
마음 뿌듯뿌듯...
논 추수가 끝났으니 논에 가서 볏짚단좀 실어와야겠다.
알둥우리를 좀 만들어줘야지.
봄되면 알도 품게 둥지를 튼튼하게 만들어줘야겠다.
생전 할매 키우시던 닭들을 다 처분하고 수년간 썰렁했던 닭집이
이제 좀 활기가 돈다.
어깨너머 배운 닭키우는 기술을 슬슬 떠올려봐야겠다.
내년 봄까지 이대로 자알 키워서
병아리도 까게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