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어느 가는 봄 날.. 한 잔 술에...

산골통신 2012. 5. 7. 11:40

일이 고단하다.

요즘 시간에 쫒겨 일을 해서 그렇다.

원래부터 봄철 농사일 고단한거야.. 알고있지.

 

하루 밭갈고 하루 비닐씌우고 하루 심고 그리하면 아무 일 아닐 것을...

하루 한나절만에 다 해치우려니 몸만 죽어난다.

어쩌냐. 어쩔 수 없지.  어여 일 해치우고 또 길 떠나야 하는걸...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일 중간에 막걸리 맥주 갖다가 한 병씩 들이키고 일을 한다..

술기운에 으쌰... 또 억지 힘을 내서 호미와 삽을 잡는다..

 

일 다 끝내고.. 뜰아랫채 황토방 툇마루에 걸터앉아 또 한잔 기울인다..

요즘 매일 술이다...  자꾸만 주량이 늘어난다...

 

고추... 

마을에선 다 심었단다...

우리가 원래 심고자 했던 고추 200포기는 물건너갔고~ ㅠㅠ

결국 500포기를 심어야했음....

온 여름내 고추따서 말릴 각오들 하삼~~ 하고 대처 형제들에게 엄포를 때렸음!!!

 

앞밭 고추모종 심는 것은 희덕이할매가 도와주고 물주는 호스도구를 빌려주어서 수월하게 했음.

앞밭에 4골  총 160포기 들어감.

다음날 맨위 비닐하우스안에  4골 330포기  소마구 앞 밭에 10포기 따로 심었음.

모종 부실하다 해서 차마 버릴 수가 없었음... 할매 생각나서...

 

언덕밭 비닐하우스 자리에  당귀와 이런저런 채소씨앗을 뿌려둠.

나머지 자리 풀 뽑고 심고싶은 모종들 씨앗들 파종하면 될 것임...

 

동미가는 길 마늘양파... 제법 자랐으니 마늘잎 따먹어도 되고 마늘쫑 올라올테니 뽑아야 함.

눈에 띄는대로 다 뽑으면 마늘 굵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임.

 

마늘밭 첫머리 빈 자리에 고구마 심기로 했음.

고구마순이 장날에 나오는데... 사다가 심으면 됨.

선태아빠한테 로타리와 골따는 걸 부탁해놓았으니 비닐씌워서 심으면 됨.

앞으로 열흘에서 보름이내로 심는 철이라 함...

 

소마구 앞 밭에는 오이모종 3 토마토 5 가지 수두룩~~(동네에 남은 모종이 많길래) 심었고.

거름터미 옆에 호박모종 갖다 묻어놨음... 잘 자라면 좋고 안 되도 헐 수 없고...

 

옥수수는 싹이 한뼘가량 자랐음... 

쪽파는 이제 시들기 시작함. 그대로 여물기를 기다렸다가  캐서 창고에 보관하면 됨.

삼동추 씨가 맺혔음... 그또한 시기를 잘 봤다가 베어서 씨를 보관해뒀다가 가을에 파종하면 됨.

그 윗밭에 열무인가????  싹이 제법 텄던데...

 

앞밭 구석탱이에 있는 정구지밭에  풀뽑아줘야 하고 비료를 좀 뿌려주면 좋음... 물도 주면 좋고.

한번 싹 베어줘야 잘 자람.

 

슬슬 밭에 풀들이 무성하기 시작하니  무조건 밭고랑 밭주변 풀들을 뽑거나 예초기를 날려주어야 함

지금부터 풀들과의 전쟁시작임!!!

 

감자캐고 난 다음엔 그 자리에 배추와 무를 파종함. 김장용임..

마늘양파 거두고 난 자리엔 검정콩이나 흰콩을 심으면 됨. 모종을 내서 심으면 좋으나... 모종키울 사람과 여력이 없음.

해서 그냥 콩을 3알씩 묻고 신문지조각이나 풀들로 덮어놓으면 될 것임.. 산비둘기가 파먹을 위험이 크지만..

약을 묻혀서 심으면 산비둘기가 안 덤빈다고 하는데...  궁리해봐야지.

콩을 심으면 비둘기가 천적이고.. 잎이 나오면 노루와 산토끼가 천적임...

어쩌겄수... 갸들 먹고남은거 인간이 묵어야지. ㅠㅠ

 

들깨는 앞으로 보름 안짝에 씨모종을 뿌려놓으면 됨.

소마구 앞 헛고랑에 뿌려놓겠음... 

들깨모종은 20센치정도 자랐을때  장마철에... 빈 자리마다 갖다 2포기씩 심어놓으면 잘 자라니...

걱정없음.

 

참깨는 할 계획없음~~  할 생각 있는 사람은 하시기 바람... 안 말림!!!

 

아.. 그리고

앞밭 감자밭 헛고랑에 나눌씨를 뿌려놓았는데 싹이 텄음.  자라는대로 솎아먹으면 될 것임.

언덕밭 상추도 싹이 잘 텄고.. 앞으로 이런저런 싹들이 올라올 것임...

잘 봐가며 풀뽑기를 해주기 바람...

 

고추밭 관리는 오는대로... 상태를 살펴보고..

호스를 대서 물을 충분히.. 푹!!! 줘야 함... 질퍽거릴 정도로 주면 좋음!!!

 

수시로 진딧물끼었나 잘 봐야하고...

잎마름병이나 무름병 탄저병 왔는가 살펴보고..  대책을 세워야함.

다음주 중에 고추 말목을 박아야 함.

그 다음은 고추 키 크는 거 봐서 줄도 메줘야 함!!! 

풀 뽑는 건 기본임!!!

 

농사일 도와준다고 큰소리 땅땅 친 대처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 것들임...

올해 일년농사 자알 되야할껀데~ ㅎㅎ

 

선녀를 농사대장으로 뽑아놓고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고 했으니... 

어디 두고보겠음! ㅋㅋㅋ

 

땅은 많으나 일손이 없고... 심기는 심으나... 먹을 사람이 없다.

일거리는 천지에 널려있으나 내 손은 둘 뿐이다...

한숨만 쉬다가... 그냥 돌아서고 돌아서고...

 

어쩌냐... 자식농사가 우선인걸... 

할매요.. 넘 서운하게 생각지 마소... 당신 손주들 잘 키울께요...

 

연이틀을 고추모종 심느라고 진을 다 뺀 대처 남정네 하나... 왈!!!

" 나 고추 안 먹어!!! "

 

그럼에도

옥상에 고추말리기용 비닐하우스 만들자 하니까~

냉큼 견적 뽑아놨구만~ ㅋㅋㅋ

어쩔껴!!!  선녀 시키는대로 해야져~~

 

*** 뱀꼬리..

호랑이 떠난 골에...  여우와 너구리가 세를 잡고자 했으나...

꼴통곰 한 마리가 들어와 버티고 나가질 않네...

이 말...  우연히 머리 속에 떠올라... 하루종일 배잡고 웃었다...

선녀... 오래 살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