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방아찧는 날~

산골통신 2011. 12. 28. 20:18

쌀방아 다 찧었다.

 

방아 한번 찧자면 그 준비과정이 많다카이~

푸대자루  저울 바가지 다량~~  방티도 종류별로 더 꺼내놔야하고~

나락푸대에서 정미기계로 나락 퍼부어야 하공~

영차 영차... 힘쓸 일이 억수로 많다.

 

그간 쏠쏠히 주문받은 물량을 모아서 한꺼번에 보내는데

뭐 하여간 일이 많다.

 

나락먼지가 장난이 아니라서 헌옷도 일삼아 챙겨입고~

장갑은 끼면 나락이 자꾸 붙어싸서리... 휙~ 벗어제끼고.

걍 손시려워도 맨손으로 했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정미기는 작동방법이 쉬워서 혼자 해도 되겠더라.

근데 쌀이 너무 급하게 왕창 왕창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나락 퍼부으랴~  쌀 퍼담으랴~ 정신이 항개도 없드라 마...

하나가 좋으면 하나가 안 좋은건감??? 으잉...

 

차나락 미나락 현미따로 백미 따로  일일이 따로 방아찧어 푸대에 다 담아놓으니...

에고~ 허리가 분질러질라칸다. ㅎㅎ

 

택배총각 아짐 어데 가서 전화도 안 받으... 

천상 내일 부쳐야겠넹... 

 

햅쌀로 방아찧어서 금방 금방 밥해먹으니까 좋긴하다.

묵은 쌀 쪼매 남은거 몽땅 떡 해무야지. 

 

방아찧을 때마다 할매랑 또 언쟁...

걍 백미로 해달라카이~ 하얗게 찧으소 마~~

안된다~  허옇게 하면 밥맛없고 영양가도 없다. 다들 먹어보면 안다~ 걍 누렇게 찧어!

 

매번 하릴없이 한말씀씩 드려보지만~ 매번 어짤수 없다.

할매 하자는대로 해야지.. ㅎㅎㅎ

쌀 누렇다고 뭐라 하지 마시소~

그거 쌀눈 안 깍아낸 거이니... 영양만점이유~ ㅎㅎㅎ

 

뒷집 굴뚝에 연기난다.

화목보일러 했다더라.  아침저녁으로 불을 넣어야 한대.

트럭으로 나무를 해오더라.

힘들어 죽갔다고...   후회한다고...

불때서 난방하는거이 얼매나 힘든지 알았다고..

 

아궁이 불때는 뜰아랫채에서 노상 살다가 웃채로 겨올라와서 보일러때는 이 선녀의 심사를

이젠 아실껴~ ㅋㅋㅋ 

이 겨울에 땔나무 하러 안 가니 살거 같으...

재도 안 쳐내도 되공~~

어제도 심심해서 불 쳐넣다가 불낼뻔 한 뒤로 아궁이 근처도 안 간다고라... ㅋㅋ

 

도시 사람들 아궁이 불때고 사는거 부러워 하시던디~ 은근...

그거 중노동이유.... 

걍 어쩌다~ 불장난하는거면 모를까...

 

무쟈게 게을러진 선녀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