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쌀방아 찧고 밭 거름 내고~

산골통신 2010. 11. 29. 14:08

게글뱅이 얼치기 농사꾼은 날씨 탓을 억수로 한다.

에고 춥다. 오늘 일 몬한다~   쌀방아도 못 찧는다.

에고 오늘은 바람분다카이~  나락먼지 난다고라~~

 

쌀방아 주문이 심심찮게 들어와 일거리가 쏠쏠하다.

이제 겨울인데~ 김장만 하고 메주만 쑤고 구들장 져야할 철인데

일 안 하면 몸이 녹슨다고 일거리를 무쟈게 많이 장만해놨다.

얼매나 고마운 일이고~  일년 농사지은거~ 이리저리 나누는 일이니 보람도 있고~

 

다만 방아를 제때 못 찧으니 한달에 한번 정도 주문을 받아 일괄 배송을 한다.

공굴다리께 사시는 택배아저씨 잡으러 댕기기도 힘들고 말이지~ ㅋㅋㅋ

택배아저씨랑 아들이랑 붙잡으러 댕기다가 지쳐서~

요샌 아지매만 줄창 붙잡고 늘어진다카이~

어제 방아를 다 찧어서 오늘 부친다. 잘 가야할낀데!!!

 

요샌 해가 일찍 넘어가기 때문에 해 있을 때 일을 다 마쳐야한다.

안 그랬다간 이거이 현미인지 흰쌀인지~ 멥쌀인지 찹쌀인지 분간이 안 된다고라~

마당 등불을 언넘이 깨묵어갖고 말이지~   좋은 넘으로 새로 달아야겠으~ ㅠㅠ

 

해가 지면 바깥일은 못한다.  여름에 말이지~  해질녘에 고추를 딸랬더이

 이거이 뻘건 고추인지 퍼런 고추인지  영 분간이 안 되여~  세상에...   눈을 막 비비며 땄다니께~

 에고 눈 따가라... ㅠㅠ

 

쌕쌕이 고쳐야하는데 왜 이 기사양반은 전화를 씹어먹는고~ 허구헌날~

오늘 아침에사 겨우 연락이 되어  시동 안 걸리우~~  고쳐주~!

짐칸도 달아주슈~~   이것저것 다 부탁했다.

이 기사양반도 붙잡기가 힘들어가꼬 한번 잡아오면 밀린 일거리 다 해치워야한다.

농사 바쁜 일철에  기계 많이 쓸 때 기계 고칠라문 줄 잘 서야 한다. 귀하신 분이다!!!

오늘 와서 다 해주기로 약속 철석같이 했다. 오늘도 안 해주면 공장으로 쳐들어갈껴!!!

 

매실밭에 거름 뿌리려고 날을 잡아놨다.

겨울에 거름을 해야 할지 이른 봄에 줘도 될지~ 잘 모르겠다.

다 물어봐도 맘대로 하라더라고~~~

 

그치만 미룰거 있나~

이번에 해치우지 뭐~~

겨우내 눈비 맞으며 거름 푹 삭으라고 이번에 줘야겠다.  그러면 뿌리가 튼실해지겠지.

가지가 부실해도 그 뿌리만 튼튼하면 다시 살아나더라고.

 

김장날짜도 잡았다.

이번주는 푹하다 하더라고~

안 추울때 덜 추울때 얼렁 해치워야지.

아직 밭에 배추가 그대로 있다.  어여  뽑아서 마당으로 딜다놔야지.

 

이번주 토욜 일욜에 대대적으로 수백포기 김장 담근다.

대처 형제들 다 오라했다.  마당에 숯불 피우고 수육도 삶고 해야지.

이번엔 은행도 있고 밤도 있고~  감자 고구마 다 꺼내놔야지.

 

무시레기랑 배추 시레기가 갑자기 귀하신 몸이 됐다.

올해 알뜰하게 장만해놔야겠다싶다.

그래야 일년두고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