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호랑이가 나타났다?

산골통신 2010. 11. 19. 10:10

산골마을 어르신 몇몇분이

울 아롱이 얘기를 들으시곤 호랑이 짓이라고 하셨단다.

 

호랑이가 개를 잡았으면 물고가지 왜 그냥 두고 갔을까요?

호랑이가 배가 부르면 두고가기도 한단다.

배가 부른데 왜 개를 잡았을까요?

그러기도 한단다.  그 이유를 인간이 어찌 알겠느냐고...

 

몇년전에 천배골 가는 길에 호랑이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어  동네사람들 들썩거리기도 했었다.

그다음날 선녀가 겁도없이 라이타 하나 달랑 들고 호랭이 발자국 구경하러 가기도 했었지.

 

뒷집 오라비도 전에전에 저짝 산자락에서 호랑이를 봤다고...

부랴부랴 급하게 담뱃불을 붙여 물었다나~ 그랫더이 슬그머니 사라지더래. 에이~ 그거 딴넘이겠쥬~ 그러고 말았는데.

 

근데 어제.

울 할매가 뒷골 마늘밭 비닐씌워놓은 곳에서 호랑이 발자국같은 걸 발견하셨다.

호랑이 발자국은 일자로 난다는데.. 그렇단다.

들고양이나 놀갱이나 개나 맷돼지같은 발자국은 보면 안다.

이건 큰 송아지 발자욱만하게 크단다.

동네 어르신들한테 여쭈었더이~ 그거 호랑이 발자국이란다.

 

오메.... 후덜덜...

그럼 울 아롱이 호랑이한테 당한거야? 근데 호랑이가 미쳤다고 조막만한 개를 건드리냐?

울 아롱이 겁대가리 싸가지없는 하룻강아지도 아닌데~~

 

마을 의견은 반반이다.

그 나쁜넘네 풀어놓은 개한테 당했다. 아니다. 호랑이가 출몰했다.

발자국봐라.

호랑이가 왜 먹지도 않을 개를 잡아놓냐? 그건 아니다.

알 수 없는 일.

 

근데 문제는...  평소 보기 힘든 큰 발자국이 간간이 보인단 거다.

누굴까? 과연 호랑이일까?

울 산골마을은 외따로 떨어져있고  마을 뒤론 산 또 산~ 끝없는 산으로 이어져있다.

호랑이가 나올만 한가?

 

만약 호랑이가 맞다면  왜 호랑이가 마을가까이 출몰했을까?

산에 먹을 것이 없나?

 

노상 보면 반갑다고 콩콩 짖어주던 아롱이가 없어져 허전해지신 할매~

발바리 강아지하나 얻어올까.. 그러신다.

 

산골살면 외로움이 문제다. 정붙이고 살 수 있는 무언가가 항상 그립다.

헤어질땐 헤어지더라도... 인간이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