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한여름의 마당...

산골통신 2010. 9. 6. 15:06

말로인지 멀로인지~  

또 태풍이 온다캐서 허둥지둥 서둘러 일을 마치느라 카메라 들고 설칠 여유는 없었다.

벌초도 해야했고  밭 풀도 깎아야했고~  나무꾼은 쉴새 없이 바빴고.

선녀랑 할매도 비가 들이닥치기 전에 배추고랑 다듬고 비닐씌우고 하느라 뭐 앉아있을 틈이 없었다.

비오기 전에 흙을 만져야지  비온다음엔 질척거리고 흙이 딱딱해지고 뭉쳐져서 호미질하기가 여엉 사납다카이...

 

딴집엔 사과봉지 다 벗겨줬다고 우리도 언넝 벗겨줘야 한대여~

글씨... 올사과이긴 해도~ 벌써 벗겨요? 걍 냅두죠~

까치들이 쪼잖유... 

나방 피해는 이제 벗어났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희득이네가 사과봉지를 다 벘겼으니께~ 우리도 벗겨야 한대여~ 글씨~ ㅎㅎ

그려서 다 벗겼지비...

한 나무에 사과를 이십개 정도만 달아야 하는데~ 너무 많이 달았다나~

그래도 우째. 아까운걸. 멀쩡한 넘을 어케 따내냐구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자잘한 넘들부터 눈 딱 감고 따냈다.

그럭저럭 맛이 들어 먹을만은 하더라고.

 

아침나절엔 날이 흐리더니~ 낮엔 땡볕...

땀으로 옷은 다 젖고...  갈아입고 어쩌고 할 새도 없이 다시 일을 해야했기에~

벗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냥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옷을 입고 버팅겼다나...

 

이틀 연속 일을 해치우고 나니~

이제 급한 일은 없네그랴...

그제사.. 마당 꼬라지가 눈에 들어와.. ㅎㅎ

낫과 전지가위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에구야.  풀들 등쌀에 방티연못이 안 뵌다. 

수에추가 사람키만치 자라서 꽃을 피우는 바람에 여기저기 정신이 없고~

이넘은 한 포기가 얼마나 많이 차지하는지... 마치 나무같다.

꽃이 이뻐서 걍 냅두고 냅두고 했더니~  못 봐주겠다.

 

꽃범의꼬리와 벌개미취가 죄다 자빠졌다.

순을 쳐줬어야 했는데 한눈팔다가 올해도 이리되었다.

딴집 꽃들은 그냥저냥 키가 자그마하단데~ 왜 울집 꽃들은 이리 키가 크냔 말씨.

감당도 못하게말야.

천상 헐 수 없어 고추묶는 끈을 갖고와서 이리저리 묶어줬다.

 

어둑어둑해진 해거름에 찍은지라 사진이 여엉 엉망이다. 액정마저 반쯤 나가버려~

걍 대충 대고 찍었다.

 왜 호랭이 꼬리가 요모양일까? 호랭이꼬리가 요케 생겼나?

그래서 꽃범의꼬리인가? 호랭이꼬리 참 이뿌다~ ㅋㅋ

 옥잠화꽃을 제대로 감상해볼 새도 없이 벌써 진다.

 죄다 자빠진 벌개미취를 이리저리 아름아름 묶어줬다. 내년엔 필히 순을 쳐줘야지!

 흑장미라 해서 사다 심었는데 빨간장미가 핀다. 먼일?

 묶어놓으니 꽃다발같다. 

 

 다 죽어가던 연을 방티 하나 갖다 묻어뒀더니 살아났다.  부레옥잠도 무쟈게 번식했고~ 못말리...

 

 이런저런 풀들을 뜯고 베고 한 뒤에야 나타난 방티연못~

 자귀나무와 산국 그리고 엉디만 보이는 돌두꺼비 한쌍~

 내는 분명~ 수국을 사왔걸랑? 근데 얘가 피었어... 얘가 수국이 아닌건 분명한데 말이지...

어따 하소연을 해야할지... 산 곳에다 따져야 할지... 에고.

근데 얘 이름이 뭔지 몰러..  어데 가서 이 꽃이 많이 핀걸 보긴했는데 말이지...

 샘가에 더덕씨 하나 날라와 싹을 틔워 잎을 내고 하더니~

이렇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좁아터진 방티연못에 대체 몇식구가 사는겨~  어여 연못 하나 큰거 파야하는데...

당췌 시간이 없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