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한여름 밭 풍경~

산골통신 2010. 7. 19. 22:14

옥수수 키 많이 컸죠~  벌써 수염이 마르기 시작해요.

울 꼬맹이 언제 옥수수 먹을 수 있느냐고~ 성화죠. 작년이맘때엔 이빨이 이갈이하느라고 다 빠져서

먹을 수가 없었다나요~ ㅎㅎㅎ  올해는 아주 요놈이 벼르고 있심돠. 다 먹어치우겠노라고...

 감자를 다 캤어요.  하지무렵 캐야하는데~ 일주일 좀 늦게 캤더이 좀 썩은 게 있더라구요.

내년엔 꼭 날자를 지켜서 비 안 맞히고 캐야겠어요. 매실땜에 바빠서리... 신경을 못 썼더이만~

 정구지가 한창이래요. 베어먹어도 먹어도 금새 또 돋아나는 저 생명력... 존경시럽죠.

부지런히 베어먹어야해요. 안 그러면 곧 꽃대가 올라와 억세져요.

 나무꾼이 고수풀을 좋아해서 씨를 구해 뿌렸더래요.

근데 싹이 난걸~ 할매가 모르시고~  잡초라고 다뽑아버리셨다는...ㅎㅎ

단 한 포기가 나서 씨를 맺었네요. 이놈을 신주단지 모시듯이 베어갖고 말려놓았네요~ ㅎㅎㅎ

나무꾼만 고수풀을 좋아하고 다른 식구들은 근처도 안 갑니다.  그 향이 너무너무 희한하고 독특해서리~

 어여어여 옥수수 수염이 말라야 울 꼬맹이 성화에 덜 시달릴텐데~ ㅎㅎㅎ

배추만한 상추를 다 똑똑 꺽어먹고 씨할 넘만 남겨두었었는데~ 지 알아서 꽃피고 씨를 맺을꺼예요. 한 포기에 씨가 대단하죠~ 

 

 한낮 더위에 호박잎들이 축축 늘어졌어요.  애호박 달렸나~ 지팡이갖고 휘휘~ 뒤적뒤적거려봐도 눈에 안 띄네요.

그러다 돌담 안쪽을 들여다보이~ 이따만한 호박이...  울 꼬맹이 머리통만한 호박이 달려있지 뭐요~ 에구머니...

얼렁 따서 들고왔네요.  다른 애호박은 아직 복숭아만해서... 딸 것이 없었어요.

한 사나흘 있으면 돈적꿔먹기 좋을 정도로 굵어질꺼예요~~ 

 

 고추가 슬슬 붉어갑니다.  땀 뻘뻘흘리면서 고추 딸 일이 다가오네요~~

 저 봉숭아는 해마다 누가 따로 가꾸지 않아도 삽작거리에서 피고지고 하네요~~

 할배 꽃밭에 흰 도라지가 피었어요. 애도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해마다 여기서 피어나요.

아마도 몇년 묵은 넘이지 싶어요~~

 참나리꽃하고 원추리가 뒤죽박죽 자라고있어요.  참나리꽃의 저 꽃술에 닿으면 잘 안지워저요~

조심해야해요. 옷에라도 묻으면 마치 염색한 양... 골치아프지요~~

 

 여름배추... 겉절이 해먹고 김치담궈먹고...  우거지 만들어먹고... 아주 쓸모가 많죠.

한 통 그득 뽑아 다듬어서 심심하게 김치담을려고 해놨어요.

 토마토는 저거 누가 다 따먹으려는지...  너무 많이 달려서 처치 곤란...

토마토 좋아하는 사람은 달랑 두 사람~~ 다 먹어내질 못함.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참깨꽃이래요.  요즘 한창 피어오르지요.

비가 덜 와서 해가 따글따글 볶아쳐야~  깨가 잘 된대요. 아직까지는 좋아요.

 오이 달린 것좀 보소~  다 따고 돌아섰는데~ 또 저렇게 자랐어요. 누가 다 먹냐고오~~

그만 달리라고오~~~ 오이만 먹다 치우겠다고라~~~

 가지꽃이래요.  가지는 아직 덜 달려요.  그럭저럭 먹을것만 나오는...

 

 

새벽으로 저녁으로만 일하고 낮에는 뜨거워서~ 발도 못 내밀어요.

봉당에 놓여진 흰 고무신이 막 녹아서 끈적끈적하던걸요. 해서 마루밑으로 집어넣었어요.

그래도 어제 그제 비가 와서 그 틈에 밀린 일을 좀 했네요~~

산골엔 비가 와도 쉬지 않아요. 덥지 않다고 풀 베는 일을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