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또 잡초일까 나물일까?
그건 생각하기 나름...
민들레가 엄청나다.
질경이도 엄청나다.
뾰족뾰족 싹이 돋아올라오는데 그걸 뉘재주로 말려.
아무것도 없지싶은 맨 땅에... 봄이 오면 어김없이 제일 먼저 돋아나는 풀이 냉이하고 질경이다.
독새풀도 어지간하고~ 하지만 갸들은 먹는 풀이 아니니까 스쳐지나가는 눈길도 곱지 못하다.
망초망초 개망초가 제법 많이 올라오는데 얘들은 너무 흔해서 그런건지~ 별 잡맛이 없어서 그런지..
봄나물 축에도 못낀다. 얘도 먹는 나물인건 분명한데.
어쩌다 가끔 가보는 도시 아파트 녹지대에 할매들 봉지 하나씩 들고 나물 뜯는다.
무슨 나물이 있을까.. 싶어 자세히 보면 망초다.
민들레도 간혹 눈에 띈단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소에서 관리하기땜에 뜯을 건 별로 없단다.
오래된 아파트 녹지대에서나 좀 있을까...
도시에서 나물뜯으러 다니시는 할매들 모습 보면 어쩐지 서글퍼보이기도 하고...
때론 아쉽기도 하고.. 그냥저냥 좋아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공해에 찌든 곳에 사는 나물들이 먹는데 좋을까 싶기도 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울집 마당에 민들레 질경이 오살나게~ 많다.
어데서 씨앗들이 날라온거냐... 제발 우리도 살자고...
풀 나지 말라고 보온덮개 덮어 놓았는데 오죽했으면 그리 했을라고...
덮이지 않은 구석구석 민들레 싹이 올라온다. 얘들은 뿌리가 다쳐도 싹이 또 옆팅이에서 돋는다.
지독한 넘이다.
질경이는 또 어떻고~ 질기고 또 질겨서 질경이라 했나...
나물해묵으면 좋다 하고 약효도 좋다하지만...
잡초라 이름지으면 꼴도 뵈기 싫은 거이 질경이란 거여.
검은 땅위에 뾰족뾰족 초록색이 점점이 박혀있다.
이게 뭐지? 새싹이다아~~ 반가워서 허리굽혀 딜다보면~ 에라이~~ 질경이네...
새싹이랍시고 얘들도 참 이뿌네...
호미로 긁으면 얘들 절대 안 뽑힌다. 그 뿌리가 뚝뚝 끊겨서 살아남는다.
그런 애들이 좀 있지.
쇠뜨기가 그러하고... 쇠별꽃 민들레 질경이 들나생이 등등...
쇠뜨기가 얼매나 미운데... 징하다 징해. 얘는 생각도 하기 싫다고라...
그리고 쇠별꽃이라 하는 넘. 야생화 사진가들이 접사로 코딱지만한 꽃을 이따만하게 크게 찍어
뭘 모르는 사람들이 이뿌다 이뿌다~ 귀엽다 귀엽다.. 그러는데 말이지..
알고보이 쇠별꽃이란 거야. 그넘. 뽑아도 뽑아도 질기게 살아남는...선녀가 미운털 억수로 팍팍 박아놓은 넘이지.
줄기를 잡고 주욱 잡아댕기면 중간줄기만 뚝! 뿔개지고 바닥에 붙은 줄기들은 멀쩡혀...
호미로 북북 긇어내어 그 뿌리를 잡아채도... 잔뿌리가 남아있어 명줄을 또 이어간다.
밭둑 돌담 위에 쇠별꽃 한 무더기 자라서 울밭으로 자꾸만 넘어와... 해마다 그넘 뽑아제껴보지만...
돌아서면 수북수북.. 아오~ 미오라.
가만 냅두면 밭 하나 그득 쇠별꽃이 차지한다. 그런 무선 넘이다.
야생화사진찍는 사진가들 귀먹은 욕좀 많이 드셨을꺼다. 선녀가 이 꽃 볼때마다 퍼붓는 욕이 좀 되거등.
또 이름은 잘 모르는데 밭하나 다 뒤덮어버리는 겁나는 풀 있지.
아주 흔한 풀인데... 아마 이름은 없을껴... 있어도 잘 모를껴..
어느 해 빈밭 하나 도시 할매 한 분이 다듬더라고...
심심하시니까... 빈 밭 버려두지 못하고 뭐라도 심어드실 모냥인갑다.. 그러고 말았는데...
해마다 풀을 못 잡아 온통 풀 반 곡식 반 맹글어놓으시더라고
그 할매~ 도시 사는 일 잘한다는 메누리까정 동원해 그 풀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그 메누리 성질만 더 나쁘게 맹글었다나 우쨌다나~ 바람결에 들린 얘기인즉슨! ㅎㅎㅎ
보다못한 이웃들이 풀약 쳐뿌리소~ 그거 확! 갈아엎으소. 그러면 끝나니더... 조언을 해줬지비.
차마 풀약은 못 치고 사정사정해서 이웃 관리기가 들어갔어. 근데 관리기 바퀴에 온통 그 풀이 휘감겨.. 풀 떼내다 볼일 못봐.
그냥 관리기 물러나왔지비... 나오면서 우라질 욕만 오살나게 했다나 우쨌다나~~
천상 트렉터가 들어가야 해결이 날 모냥이야.
헌데... 그 밭으로 들어가는 길이 없어. 사방이 넘의 밭으로 둘러싸여있어~
들어가는 길은 사람하나 겨우 발디딜 수 있는 좁디좁은 밭둑밖엔..
관리기야 어찌어찌 휘딱휘딱하면서 들어갈 순 잇었지만...
이밭 저밭 밭둑 다 뭉개며 밭고랑 다 뭉개가며 덩치 큰 트렉터가 그 밭으로 들고나게 냅둘 만치 밭 이웃들의 심사는 좋지 못하지.
해서 결국엔 그 밭... 나무 심어놓고 돌아보지 않는다나 우쨌다나...
해서 밭이나 논이나 새로 사거나 할 요량있으면 경운기던 트렉터건 들어갈 수 있는 길 확보가 되어있는지..
그걸 잘 살펴봐야 한다구요...
밭이 왜 버려져있는지. 왜 묵밭이 되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지... 그 이유가 분명 있을꺼라고... 이거지 뭐...
그 징그러운 풀 울밭에도 있지. 잡아뜯어도 다 뜯겨나오지도 않고 호미질을 해도 그 뿌리가 살아남아 또 번지고
아주 몹쓸 풀이여... 그렇다고 나물로 해묵을 수 있느냐???
아마 십년 흉년 들면 그 풀 국 끓여먹을지도 모르지...
쇠별꽃하고 요 풀하고 동급이여...
거시기 그 풀 이름이 뭐드라..
저기 남녘에선 할아버지똥걸레라고 하고 이짝에선 무슨 이름이 있던데 들었는데 까묵었다.
그 풀도 냉이하고 꽃다지하고 같이 뜯어서 해묵긴 해. 근데 아무 맛도 없지.
아마도 옛날 봄 춘궁기때 독성없다고 뜯어서 먹던 그런 풀 중의 하나인게지.
가끔 할매가 그 풀도 넣어서 국끓여드시기도 하시더라. 이 풀은 한줌 쥐어서 뜯으면 뜯기지. 되살아나지도 않고.
꼭 빨다 빨다 다 헤져서 너덜너덜한 걸레 같기도 해서 그런 기맥힌 이름이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풀은 호미 한번 지나가면 끝나는 풀이라 많이 있어도 그다지 미운털은 안 박혀있는 애지.
바부쟁이 풀이 곧 눈에 띌건데 아직이다.
이 풀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꽃도 그다지 이뿌지도 않고~ 뽑을라치면 뿌리만 냄기고 꽃대궁만 쏙 뽑히는 통에
나름 미운털 하나 박았다.
멀리서 보면 냉이인가... 싶고~ 지챙이인가... 싶은 그런 넘인데...
지챙이도 아직 안 올라왔다. 이넘은 콩가루풀어 국 끓여먹으면 좋고 약된다는데~ 글쎄...
엉겅퀴 닮아서 금방 구별하기도 쉽고 꽃도 작은 엉겅퀴같기도 한데~
이넘한테 미운털 먹수로 박아놓은 이유는... 진딧물이 얼매나 많이 끼는 넘인지~ 이넘이 밭가운데 있으면
시커멓게 진딧물 천지가 된다. 금새. 퍼뜩 뽑아 던져버려야 하느니... 진딧물이 좋아라하는 뭔가가 있나봐여...
해서 꽃대 올라오기 전의 지챙이는 그럭저럭 냅둬도~ 꽃대 올라왔다하면 바부쟁이와 마찬가지로 휙~ 긁어버려야 한다.
달래가 양지쪽엔 많더라. 뽑아올까 하다가~ 전에 만들어둔 달래무침이 많아서 냅뒀다.
다음에 캘려고.
달래는 꼭 있는 곳에만 있다. 씨앗도 그 주변에만 살짝 떨어지기때문에 쉽게 멀리 번지지 못하는가보더라.
캐온 달래 씻어서 나온 허드렛물 아무데나 버리면 안 된다.
살짜쿵~ 꽃밭언저리 빈 곳이나 텃밭 빈터에다 버려야 한다.
씻을때 보면 자잘한 구슬같은 달래 알뿌리들이 쓸려나가는데 달래알뿌리가 아무리 잘아도 갸들은 금새 큰다.
그렇게 부어놓은 곳에 달래가 소복소복 자라나고 있다. 참 이뿌다.
얘들은 자라서도 절대 잡초가 아니다.
꽃다지는 냉이처럼 겨울에도 볼 수 있는 넘인데 넘들 싹 트울때 지들은 고새 초록으로 갈아입고 금새 꽃피운다.
엄청 빠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이자 나물인데~
사람들은 너무 흔해 그런지 별로 이뻐라 하지 않는다.
국 끓여도 별 맛이 없고.. 그냥 냉이캘 때 같이 곁들여 한줌 뽑아서 넣는 그런 나물이다.
꽃피기 전까지 먹어야 하는데~ 꽃 피웠다하면 억세져서 별루다.
꼭 봄 거름내고 밭 장만할때 보면 온 밭이 노랗게 노랗게 꽃다지 곷이 피어나는데...
드넓은 밭고랑에 흩뿌려진 검은 거름들 사이사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노란 꽃무더기라... 그것도 자잘한 앙증맞은 꽃들...
밭 갈아엎으면 금방 안타까이 허무하게 사그라질... 황사불면 하늘하늘 바람타는 그 갸녀린 모습이라니...
냉이와 꽃다지는 항상 선녀 기억 속에 그런 모습으로 박혀있다.
할매는 뭐 그런 거 신경 안 쓰신다. 고로 선녀만 희한한 종자인거다. 맨날 꽃보고 서있다가 거름 안 낸다고 퉁 먹는다.
결론 나물이라 해도 봄철 먹을 때만 이뿌지 그 철 지나고 나면 몽땅 잡초여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