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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통신] 텃밭에 가면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산골통신 2010. 11. 5. 11:36

가을 상추 대궁 올라오고 곧 스러질게다. 

꼬마비닐집을 만들어주면 겨우내 그럭저럭 살아붙을것이나...

겨우내 푸르딩딩 푸성귀 떨어질까 걱정시런  할매~ 그새 상추씨를 뿌려놓으셨다.

요걸 고이고이 건사하야~  키워놓으면 내년 봄!!!  봄상추 먹을 수 있다. 봄에 씨뿌리면 늦느니...

 

얼매나 깔려먹었던동~ 세상에...  그만 날씬해져버렸다.

뉘기여? 이리 알뜰하게 깔려간 사람이...  차마 누구라곤 말 못하겠네~ ㅋㅋ

내 밥한끼 먹을 것만이라도 깔려와야지 어카겠노.  미안타. 내 요것만 묵고 담엔 천처이 뜯어가께.

 

샘가에서 씻어서 한접시 만들어갖고 양념된장 후딱 맹글어서 밥 묵었다. 일을 하면 얼매나 배시계가 정확한지~ 못살겠다 말이다.

하매 몇시나 됐노?  안 물어도 된다.  내 배한테 물어보면 된다.

 

현미 한주먹 찹쌀 한주먹 섞어 밥을 한다.  요새 참 밥해묵기 좋다. 쌀 씻어넣고 꾹 눌러놓으면 되니께.

밭에 일하다 정신없이 밥 할 새 없으면 미리 쌀을 앉혀놓고 예약 눌러놓고 일하러 나가면 된다.

쌀이 누렇다. 방아찧을때 덜 깎아서 그렇다.   김 펄펄나는 밥 한 주발 퍼서~ 쓰읍!!!  상추쌈갖고 밥묵었다.

어여 또 일나서 일하러 가야지. 오후엔 뭔일있노???  할매는 이웃 양파심으러 품앗이 가셨고... 선녀는 뭘 할꼬나...

 

무 잎사귀들이 추워 그러나~ 축 늘어져있다.  얘들도 참 추위를 억수로 잘 탄다.

무 얼면 못 먹는다. 추위 오기 전에 뽑아서 움을 파서 묻던지 어카던지간에 보관을 잘 해놔야한다.

참 희한하지~ 배차는 얼다 녹다 하면서도 살아있는데... 무는 얼었다하면~ 바람들고 끝장나여!

 

요 무잎사구갖고 시레기 만들꺼다.  다 만들꺼다.  작년엔 미처 못 거둬서 다 베렸다말다.

올핸 신경써서 잘 말려야지.

그늘에 북향에 햇살 안 들게 말리면 색깔이 누래지지 않아서 좋다.

내 언제 도시가서 마트에 봉지담긴 시레기봤는데~ 세상에 누리꾸리하더만.. 그게 무신 시레기고?

시레기는 검푸르게 말라야 한다.

 

울밭 옆 이웃 배차밭이다.

벌써 속차라고 끈으로 묶어놨다.  그런다고 속이 더 차지도 않던걸?

햇살 들어가게 냅둬도 속이 꽉 차던걸...   항상 보면 갸웃이다.  차이가 없던걸...

이집도 배차 씨 뿌릴때 비가 하도 와싸서~  군데군데 비었다~ ㅎㅎ

 

참나물밭인데...  배나무 그늘 언덕배기에서 고생시리 산다고~ 할매가 이짝 넓은데다 옮겨심었다.

금새 퍼진다. 얘들은 못 말린다.   얘들도 추위에 쭈구리됐다. 내년 봄을 기다려봐야지.

 

얘 보라고~ 가만 냅둬도 속이 차잖유... 벌레들이 기승을 부려 그게 골치지...

벌써 구멍 숭숭 난거 봐유~ ㅠㅠ 

 

씨 뿌리고 모종할 때 봐선 이래 잘 자라줄지 몰랐다카이~

모종해가꼬 잘 살아붙을까~ 노심초사 한 걸 생각하문... 에혀~~

먼넘의 비가 그리 오노 말이다.

내 언젠가 등짝에 내리꽂히는 장대비를 맞으면서 모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삼분지 일은 모종 잃었다.

눈물나더라.

 

헛고랑도 그냥 내비두지 못하시는 할매의 부지런함 때문에~

배차밭 헛고랑엔 쪽파가 자라고 있다.   김장때까지 뽑아먹고 나머지 냅두면 내년 봄에 쏙쏙 올라온다.

얼매나 이쁘고 귀여운지...  봄 쪽파는 별로 관리 안 해줘도 지들이 알아서 월동하고 겨나온다.

시금치도 그런데~ 올핸 시금치씨를 안 뿌렸다. 그만 놓쳤네... 에구.

 

밭마다 고랑고랑 농사수확하고 나온 검부지기들 다 갖다 부어놨다.

땅 흙이 안 보인다.  이래놓으면 풀도 안 자라고~ 습도도 유지되고...  거름도 되고.. 재활용도 되고...

 

삽작거리 추자나무 낙엽 떨어진 것들 다 쓸어모아  고랑고랑 부어줬다.

일테면 마당 청소하고 거름내고~ 뭐 그리되나?

낙엽모아다 불질르면 낙엽 타는 냄새 지기고~ 낭만 어쩌고 하지만...

그랬다간 불조심관리인이 쪼차온다. 빨간모자 쓰고~~~